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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북스162

디지털 폭식 사회 - 이광석 지음 ‘평점사회’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누구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람과 사물을 평가할 수 있다. 호불호뿐 아니라 별점이나 좋아요, 댓글 등으로 등급을 매긴다. 소비자라면 누구나 상품에 품평을 하는 것은 자유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별점과 댓글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사실 평점사회 바탕은 플랫폼 기업에 의해 구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날 플랫폼은 “데이터, 영상, 배달, 돌봄, 아르바이트(시간제노동제), 자동차, 잠자리 등 유무형 자원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분주한 온라인 정거장과 같다”고 본다. 우리가 매일매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들이 이를 돕는 플랫폼 장치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0월 15일 우리 사회는 잠시 멈추는 경험을 했다.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해.. 2022. 11. 13.
타인의 마음 - 김경일 지음 “나니까 같이 살아주는 거야. 어디 가면 당신 거들떠보지도 않아.” 남편이 자기의 아내에게 이런 부정적인 말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사회관계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러한 일은 나아가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는 사회문제로 확대된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완벽히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간 ‘타인의 마음’에서 “‘가스라이팅’은 상대에게 ‘생각의 무기력’이라는 습관을 심어준다. 우리 뇌는 충격의 크기보다는 빈도에 훨씬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특히 비관적인 사람들은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을 하다’와 같은 동사가 유난히 적다고 분석한다. 가스라이.. 2022. 11. 12.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 - 문정희 지음 “나에게는 온 몸으로 뛰어들어 온 생애를 불같이 태우는 그런 치명적인 사랑을 못 한 열등감이 있다” 시 앞에서 한없이 진솔해지고 한없이 나약해지는 문정희 시인의 고백이 담긴 에세이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이 2022 개정판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책은 2016년 문예중앙(현 중앙북스)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지만 신간으로 출판되는 만큼 책의 구성과 흐름을 바꿨다. 여러 에세이와 시가 묶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모양으로, 에세이는 시처럼, 시는 에세이처럼 자연스럽게 매치돼 독자들은 고른 호흡으로 읽어내릴 수 있다. 찰나의 순간에도 시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떠돌던 젊은 날의 방황과 내밀한 시 세계를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책은 3부에 걸쳐 갖은 영감을 노래한다. 1부는 세계적인 명작.. 2022. 11. 12.
한국의 아름다운 꽃, 병화-황수로 지음 “병화는 불교의 나라 고려 왕조의 화려 장엄한 불교문화와 조선조 후기 실학사상이 탄생시킨, 한국의 미를 간직한 아름다운 꽃 예술양식이다.” 우리에게도 고유의 꽃꽂이 양식과 꽃 문화가 있었을까? 이런 궁금증에 국가무형문화재 궁중채화장(宮中綵花匠)이자 한국궁중꽃박물관 초대 관장인 황수로 선생은 최근 펴낸 ‘한국의 아름다운 꽃, 병화’를 통해 명료하게 답한다. 조선왕실에서 꽃을 담당했던 화장(花匠)의 맥을 잇고 있는 선생은 한국·중국·일본 문헌 기록을 인용해 고대 부여에서 조선 때까지 유구하게 이어져온 우리의 꽃 문화사와 병화(甁花·병을 이용한 꽃꽂이)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또한 저자는 고구려 쌍용총 벽화와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 조선 책가도(冊架圖), 민화 등 전통회화 속에 남아있는 병화를 현.. 202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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