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에 담긴 세상84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나물의 봄, 봄의 나물 장날도 아닌데 나물 장수들이 진을 치고 있다. 5월 초, 정선시장의 풍경이다. 정선은 대표적인 인구 노령화 지역이다. 인구가 줄고 이동이 줄면 기차역도 없어진다. 그래도 정선의 기차역이 건재한 것은 장날이 유명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오월 봄날의 장날은 나물 장날이다. 전국 어디든 나물이 지천인 계절인데, 강원도는 늘 주목받는다. 산지가 유독 많아서다. ‘나물=들과 산’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있다. 이제는 많은 나물들을 채취에 그치지 않고 재배한다. 그래도 강원도의 산지는 산에서 뜯어 오는 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딱 이맘때다. 시장 골목에 좌판이 아직도 살아 있어서 반갑다. 전국의 시장을 다니면 좌판은 거의 없어졌다. 손님이 없어서 정식 점포도 노는데, 좌판이 있을 리 없다. 그래도 이 .. 2022. 5. 7.
[이덕일의 역사의 창] 교과서 백제, 이대로 좋은가 현재 사용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백제 관련 기사는 “백제와 부여는 고구려에서 내려온 이주민과 한강 유역의 토착 세력이 연합하여 성립하였다”라고 시작한다. 뒤이어 “하남 위례성을 수도로 삼은 후 마한의 소국들을 제압하며 성장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은 학교에서 채택했다는 비상교육의 ‘고교 한국사’의 내용인데, 다른 검정교과서도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정권 때의 국정교과서나 현재 사용하는 문재인 정권 때의 검정교과서는 내용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여러 번 말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드는 것인데, 이 교과서는 건국 시조 이름도 안 썼다. 한 문중의 족보를 편찬하면서 시조 이름을 빼고 편찬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상식이 교과서 편찬자들에게는 없다. 함석헌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 역사’에서 .. 2022. 5. 1.
[이덕일의 역사의 창] 8대 역사문화권 유감 전국을 8대 역사문화권으로 나눠 국고를 지원하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국정 100대 과제의 하나로 설정해 막대한 국고를 쏟아부으면서 가야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역사문화도 복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안이다. 얼핏 보면 전국 각지의 고대 역사문화 지역을 복원하고 활성화하겠다는 좋은 뜻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 속뜻을 알고 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전혀 다른 내용들이 드러난다. 8대 역사문화권 중 가야 역사문화권과 마한 역사문화권이 있다. 가야 역사문화권은 ‘경남·경북·부산·전남·전북 지역’이라고 설정했다. 한국과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은 ‘가야는 임나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가야는 고대 야마토왜(大和倭)의 식민지 임나다. 그.. 2022. 4. 3.
[서효인의 소설처럼] 편의점 사람들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동네마다 편의점이 있다. 아니, 골목마다 편의점이 있다. 1990년대 일종의 신사업으로 등장한 편의점은 최근까지 확장 일로였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로서 규모의 경제에 성공해 슈퍼마켓은 물론 구멍가게와 소형 마트까지 접수하였고, 이제는 그 숫자와 밀집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상권이 위축되면서 편의점도 그 활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2020년 기준 전국 편의점 숫자는 4만 개가 넘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하루면 배달이 완료되는 인터넷 몰도 우후죽순 생겼다. 이렇듯 경쟁은 심해졌고, 인건비와 기타 비용은 상승하는 동시에 24시간 운영이라는 족쇄는 여전하니, 동네 장사라고 하여 마냥 편하고 안정적일 리가 없는 것이다. 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주된.. 2022. 3. 27.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