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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57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과잉 착취와 노동자의 고통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하라고 지시하며,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소득 주도 성장’이란 목표 아래, 2018년과 2019년에 최저임금을 꽤 올려 준 것도 옳은 정책이었다. 그러나 지속하지 못한 채 코로나19 이전부터 노동 정책은 일관성을 잃고 후퇴하였다. ‘요소가격(要素價格) 균등화 정리’에 의하면 자유무역하에서 수출국 A와 수입국 B의 임금 수준은 점차 격차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같아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연합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수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미국이나 독일 등의 제조업 노동자들과 비슷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면서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되어야 마땅하다. 내수 산업 종사자는.. 2021. 2. 6.
[서효인의 ‘소설처럼’] 서러운 역사를 읽다 -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 영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는 ‘계관시인’이라는 게 있다. 미국에서는 매해 계관시인이 새롭게 지정되며 특별한 의무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시가 국가의 중요 행사에 쓰이곤 한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한 시대를 대표한 시인에게 월계관을 씌워 존경을 표하던 전통이 지금까지 계승된 셈이다. 시인에게 월계관은 특별한 지위나 권력이라기보다는 그 시대의 언어를 대변하고 세계의 정서를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권한에 가까울 것이다. 온갖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 각각의 목소리가 모두 다른 소리를 내는 작금이기에 계관시인의 존재와 역할은 그마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 어떤 시가 2020년의 혼란을 함축하겠는가. 그 어떤 시인이 2021년의 군상을 예감하겠는가. 오늘날의 시인은 그런 일을 하지 못한다. 아니, 하.. 2021. 1. 28.
[고규홍의 ‘나무 생각’] 60년에 한 번 꽃 피우는 신비의 식물 세상의 모든 나무는 꽃을 피운다. 꽃은 자손 번식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로, 모든 식물의 생존 본능에 따른 필수적 현상이다. 그러나 생김새나 피어나는 시기가 제가끔 다른 탓에 꽃을 볼 수 없는 나무들이 있다. 이를테면 느티나무의 꽃은 4월쯤에 피어나지만, 관찰하는 건 쉽지 않다. 큰 몸피와 달리 느티나무의 꽃은 지름 3밀리미터 정도로 작게 피어나는데다 황록색의 꽃이 잎겨드랑이 부분에서 피어나서 잎사귀와 구별하기 쉽지 않다. 꽃이 피어도 일쑤 스쳐 지나기 십상이다. 꽃이 피어나기는 하지만, 존재감은 두드러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꽃을 보기 어려운 나무로는 대나무도 있다. 대나무의 개화에는 현대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가 들어 있다. 우선 꽃이 하나의 나무에서만 피어나지 않고 더불어 자라던 대숲의 .. 2021. 1. 24.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코로나와의 전쟁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이다. 완전히 지는 싸움은 아닌가 보다. 백신과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옛날,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변변한 약도 없이 인류는 전쟁을 치렀다. 지는 전쟁 같았다. 수많은 생명을 잃었다. 그래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인류는 다시 일어섰다.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당시 우리나라도 곤욕을 치렀다. 인구 1800만 명의 20퍼센트 가까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는 무려 300만 명이었다. 당시 통계로만 봐도 그러하니 실제로는 더 많았을 것이다. 의료 시스템도, 약도 없던 시절이었다. 어쨌든 스페인독감은 물러났다. 그러나 인류는 교만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처럼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바이러스 질환이 퍼져 나갈 때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비를 잘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전문가들은 수.. 202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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