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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123

전쟁 그리고 패션 2, 미군 털모자는 어떻게 군밤장수 모자가 되었나 남보람 지음 한겨울 군인의 모습 하면 털모자를 빼놓을 수 없다. 추위와 생존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따뜻함 이면에 혹독한 겨울 날씨가 연상된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어느 참전용사는 ‘추위’와 ‘털모자’를 꼽았다. 미군 털모자가 한국에서 흥미롭게 변용된 사례가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군밤장수 모자’다. 한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군고구마를 파는 장수에게 털모자는 방한을 위한 필수품이었다. 미군 동계 군복은 가격이 비싸 구입하기 힘들었지만 비교적 털모자는 구입하기 쉬웠다. 동네 어르신, 시장 상인, 노점 군고구마장수들이 쓸 수 있었다. 앞서의 예처럼 일상에서 쓰는 모자는 군복과 관련이 있다. 비단 그 뿐 아니라 입고, 신고, 메고 있는 많은 것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개.. 2021. 4. 4.
[철학자 최진석과 함께하는 책 읽고 건너가기] 4월의 책 류성룡의 ‘징비록’ 과거를 징계하여 훗날을 대비하다 조선 중기 문신 서애 류성룡이 쓴 ‘임진왜란·당파싸움’ 반성의 기록 고명환과 28일 인터넷 북토크 생각하는 능력이 있으면 잘못한 후에 그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써서 반성한다. 생각하는 능력이 없으면 마음을 써서 반성하지 못하므로 잘못을 반복한다. 우리에게는 반성한 후에 남긴 기록물이 귀하다.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란을 겪었는지보다 환란에 대하여 어떤 마음을 가지는가가 더 중요하다. 치욕을 또 당하지 않으려면, 환란의 진실을 마주하려는 자신을 잘 살필 일이다. 환란 속에서도 사적 이익에 눈이 먼 벼슬아치들에 싸인 채, 국가 경영의 길을 잃고 정치 공학에만 빠져 있던 선조가 제일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우리에게는 그래도 류성룡과 이순신이 있었다... 2021. 4. 2.
어쩌면 스무 번 - 편혜영 지음 정이현 소설가는 이 소설가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세공된 열쇠를 닮았다. 필요불가결한 단문들로 이루어진 서사를 좇아 맨 끝에 다다른 뒤에야 독자는 눈을 껌뻑이다 이내 탄식하게 된다. 이 아름다운 열쇠와 맞아떨어지는 자물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올해 등단 22년차를 맞은 편혜영 작가는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와 관계를 새롭게 돌아보게 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에 작가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쓴 단편들 가운데 성격이 유사한 8편을 골라 창작집으로 묶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어쩌면 스무 번’은 인물들이 머물던 공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시작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품집에는 2019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호텔 창문’도 수록돼 있어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표제작 ‘.. 2021. 3. 28.
출근 전 1시간 동네 산책, 11개월 되니 산티아고 순례길이 되었다 걷는 생각들 오원 지음 개나리, 목련, 벚꽃 등 앞 다투어 피는 꽃, 막 수줍은 싹을 틔우기 시작한 나무, 적당한 바람. 이즈음 가끔 산책을 나가게 되면 만나는 풍경들이다. 요즘 동네 산책을 한다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마음 맞는 이와 함께 걷기도 하지만, 홀로 걷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팬데믹으로 ‘멀리, 많이, 여럿이’ 대신 ‘가까이, 조금씩, 혼자’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전시회를 연 예술가이자, 글을 쓰는 오원이 펴낸 ‘걷는 생각들-오롯이 나를 돌보는 아침 산책에 관하여’는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그 길에서 길어올린 생각들을 풀어낸 ‘산책의 기쁨’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산책은 나라는 우주를 만나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매일 매일 출근해야 하는.. 202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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