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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19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 - 문정희 지음 “나에게는 온 몸으로 뛰어들어 온 생애를 불같이 태우는 그런 치명적인 사랑을 못 한 열등감이 있다” 시 앞에서 한없이 진솔해지고 한없이 나약해지는 문정희 시인의 고백이 담긴 에세이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이 2022 개정판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책은 2016년 문예중앙(현 중앙북스)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된 바 있지만 신간으로 출판되는 만큼 책의 구성과 흐름을 바꿨다. 여러 에세이와 시가 묶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모양으로, 에세이는 시처럼, 시는 에세이처럼 자연스럽게 매치돼 독자들은 고른 호흡으로 읽어내릴 수 있다. 찰나의 순간에도 시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떠돌던 젊은 날의 방황과 내밀한 시 세계를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책은 3부에 걸쳐 갖은 영감을 노래한다. 1부는 세계적인 명작.. 2022. 11. 12.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 미숙 사무국장 등 7명 에세이집 펴내 “여성 장애인이라 받은 상처 글 쓰며 치유했죠” ‘장애 여성의 자기 역사 쓰기’ 상담소 수업 결과물 엮어 장애인 인식 전환 메시지보다 ‘공감’ 통한 치유 됐으면 “여성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남겨진 우리 안에 있는 상처들을 직접 표현하면 치유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비장애인이 공감하기 어려운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다. 더군다나 여성이라면 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 배우지 못한 아쉬움, 시설생활의 어려움 등을 장애 여성 7명이 저마다의 언어로 풀어낸 에세이집이 발간됐다. 도서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는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에서 6개월간 진행한 ‘장애 여성의 자기 역사 쓰기’ 수업의 결과물이다. 이번 출간에는 .. 2022. 8. 17.
[서효인의 소설처럼] 옛이야기의 아름다움-백희나 ‘연이와 버들 도령’ 아내는 어릴 때 ‘연이와 버들 도령’ 이야기가 슬퍼서 싫었다고 말했다. 딸아이는 ‘연이와 버들 도령’ 속 장면들이 조금 무서웠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몰라서 두리번거리는데, 거실에 백희나 작가의 신작 그림책 ‘연이와 버들도령’이 놓여 있는 게 보였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은 것이다. 나는 주문한 책이 무엇인지, 그것이 배송됐는지 어쨌는지도 몰랐던 것이고. 옛이야기로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책 표지를 봐도 생각이 나지 않아 결국 책장을 펼쳤다. 아이가 곁에 왔고, 나는 첫 번째 독서를, 아이는 두 번째 독서를 이제 막 시작했다. 몇 번이나 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즐거우니까. 백희나 작가의 진가를 많은 사람이 알아보게.. 2022. 2. 26.
젊은이와 친구가 되는 방법-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2년 만에 대면강의가 시작되었다. 2년 학교에 다니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나온 날이 열 번 남짓밖에 안 된다. 꽃 피는 춘삼월에 입학식을 하고 학과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축제를 하는 등, 사람들이 통과의례를 치르듯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과정이 통으로 생략된 채 졸업을 하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년 동안 학생들을 기다려 온 나는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학생들도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을 하여 얼굴을 모두 가렸으나 학교에 왔다는 기쁜 표정은 가려지지 않는다. 친구 사귈 틈도 없었을 것이므로 출석을 부르면서 우리 반에 이런 친구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더니 서로 박수로 환영한다. 서먹서먹했던 분위기도 금세 화기애애하게 바뀌는 순간이다. 강의를 먼저 해야 할까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해야 할..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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