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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19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갈비라도 구워 봅시다 뉴스에 툭 하면 ‘소고기 원산지 속인 일당 검거’ 이런 기사가 뜬다. 원산지를 속이면 이익이 있다는 뜻이다. 원산지를 위조한다는 건 수입을 국산으로 속인다는 의미다. 국산이 더 고평가 받기 때문이다. 부위마다 다르지만 최소 두 배에서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소·돼지·닭고기가 모두 그렇다. 국내산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국산은 귀하고 비싸다. 특히 갈비는. 수입산이 최고로 대접받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고기도 수입산을 더 쳐 주었다. 한우보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고기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미군부대가 있는 주요 도시에는 도깨비시장이 있었고, 부대에서 유출된 고기를 몰래 팔았다. 엘에이(LA)갈비가 히트를 친 것도 이런 도깨비시장 유출품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선 갈비가 그다지 고가 부위가 아닌데다.. 2021. 6. 6.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바닷고기의 운명 어느 연구기관의 최근 발표다. 2048년이면 우리도 어업의 종식을 맞이할 것이란다. 바다가 다 망가져서 고기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마침 흑산 바다를 무대로 한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해서 반응이 좋던 차에 우리 바다의 어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남획과 기후변화 그리고 오염 등이 바다를 망친다고 한다. 바다를 목장이니 밭이니 하여 양식도 하고 그 너른 곳을 무대로 먹고사는 이가 한둘이 아니건만, 미래가 암울한 건 사실인 듯하다. 당장 현실적인 체감도 상당하다. 새벽에 서울의 수산물 수요를 상당 부분 책임지는 노량진시장에 나가 봐도 별 다른 어물이 없다. 제일 활기찬 경매 부류는 활어다. 양식이 대부분이라 공급이 넉넉한 까닭이다. 냉동 부류도 물건이 많고 거래가 활발하다. 당장 .. 2021. 4. 10.
[박찬일의 ‘밥먹고 합시다’] 옛날 토스트의 기억 한 토스트 프랜차이즈 회사 회장이 화제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소박하고 털털한 면모가 부각되었다. 가맹점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회사라는 평이 있는 회사여서 더 화제가 된 듯하다. 이 회사 토스트는 식빵 사이에 달걀과 햄 등을 넣고 달달하게 만드는, 이른바 옛날식이다. 요즘은 달지 않은 유럽식 샌드위치가 많이 보급되어 ‘옛날식 대 유럽식’의 구도가 성립되었다. 특히 유럽식 샌드위치는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바게트나 크루아상 같은 빵을 쓰면서 많이 선보여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 전에는, 서울 중심으로 생긴 몇몇 유럽식 샌드위치점이 장안의 잘나가는(?) 젊은이들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옛날식이라고 부르는 샌드위치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의 ‘모던보이’나 ‘모던걸’과 유력 인사들.. 2021. 3. 12.
노포, 세월의 내공이 만든 브랜딩의 정점 백년식당은 최소 3대를 이어야 가능하다. 대를 이어 탕이 끓고 국자질이 멈추지 않는 집이다. 나름의 비법 내지는 철학이 있다는 얘기다. 흔히 오래된 가게를 노포(老鋪)라 한다. 백년식당은 노포의 상징이다. 식당이 30년만 돼도 노포라는 말을 듣는데 3대째 업을 잇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역사다. 어떻게 하면 노포는 ‘오리진’이 될 수 있을까. 변화와 위기라는 파도를 견디는 힘은 무엇이며 장사 철학은 무엇일까. 아니 비효율로 대변되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글 쓰는 셰프’ 박찬일은 백년식당에 근접한 노포를 찾아 취재를 했다. 전국의 ‘밥장사 신’들을 찾아 10여 년 가까이 발로 뛰었다. 그 결실로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이라는 책이 탄생했다. 노포에서 찾은 비결을 요리사 특유..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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