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에 담긴 세상84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대폿집 기행 만화가 허영만 선생이 출연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백반집을 다니는 일인데, 꼭 백반집 말고도 대폿집이며 일반 식당이며 두루 다닌다. 백반집은 누구나 좋아하는 밥집이고, 그걸 방송으로 내보내니 인기도 높다. 언젠가 한 출판업자가 책을 같이 내 보자고 해서 대폿집을 주제로 하자고 한 적이 있다. 그리하여 한두 집 다니던 것이 꽤 이력이 쌓였다. 책이란 것도 일이고, 노동을 팔아서 돈과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백반집·대폿집 다니는 건 일종의 취미다. 시간이 나면 책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좋아서 다녔다. 흥미로운 집들이 꽤 많았다. 광주는 시장이 아직 무너지지 않은 지역이다. 많은 지역의 재래시장이 거의 몰락의 길을 걷는데 그나마 광주는 버티는 중이다. 한 시장에 ‘여수왕대포’라는 집이 있.. 2020. 10. 22.
[서효인의 소설처럼] 치유의 소설 , 김금희 ‘복자에게’ 제주도 곁의 섬에 간 적이 있다. 섬에 들어가는 배에서는 섬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유명 가수의 노래가 반복 재생되었다. 제주도와는 또 다른 결의 풍광에 출장이라는 것도 잊고 바람 냄새를 맡았다. 섬이 차가 다닐 만큼은 크지 않은데, 걸어 다닐 만큼 작지도 않아 우리는 자전거를 빌렸다. 그다지 보관이 잘 되었거나 신형이라고 할 수 없는 자전거를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삐걱삐걱 몰았다. 섬에 왔다고 누군가에게 인사를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누구에게 해야 할지 몰라서 관두고 말았다. 날은 맑고 파도는 섬의 곁에 와 부딪히고 부서지고 다시 일었다. 당신은 그저 왔다 가면 그만이라는 듯이. 김금희의 장편소설 ‘복자에게’를 읽으며 짧은 여행의 반가운 기시감을 페이지마다 만날 수 있었다. 작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위트.. 2020. 10. 11.
[고규홍의 ‘나무 생각’] 개발 이익의 희생물이 된 나무 여름의 꼬리를 물고 잇따라 태풍이 찾아든다.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한반도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모두 나무뿌리가 뽑힐 만큼의 위력을 가진 태풍이라고 한다. 그래도 너른 들에 서 있는 나무는 아무 대책을 세울 수 없다. 맞서 싸워 이겨 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로 여겼던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를 무참히 쓰러뜨린 건 2012년의 태풍 볼라벤이었다. 제주 도민들의 한 맺힌 역사를 기억하고 서 있던 제주 성읍마을 팽나무를 무너앉힌 건 2011년의 태풍 무이파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동백나무로 꼽힌 여수 율림리 동백나무의 줄기를 부러뜨린 건 2005년의 태풍 나비였다. 자연의 흐름 앞에서 나무는 쓰러지고 죽을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나무의 운명이다. 그러나 .. 2020. 9. 5.
[2040 광주도시계획 이렇게] 비대면 시대, 도시계획 정책의 방향과 과제 정봉현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은 시민의 일상생활과 사회 경제 활동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도시계획 정책에 전례 없는 경험과 과제를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증가, 감염병 유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계획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는 국내외적으로 인명 피해, 생산 및 매출 감소 등 직접 피해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 근무와 외부 활동 자제는 지역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비대면 사회에 대비하고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 도시계획을 재검토하고 감염병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하여 새로운 도시계획 정책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염병 방역과 .. 2020. 8. 3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