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통해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시인이 쓴 에세이, 식탁 위의 고백들
이혜미 지음 “어둠으로 빛을 감싸 매끈하게 묶어둔 일인용 우울 같다. 얼룩말이나 백호가 그러하듯, 자신 안에 빛과 어둠을 모두 지닌 역설.” 나에겐, 보랏빛 형광색이 꺼려져 어릴 적 기피음식 중 하나였던 ‘가지’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보이지도 않는 땅 속에서 엄청난 색깔을 지니게 된” 야채, ‘당근’에 대해서도, “점령하는, 물들이는, 뒤섞이며 휘저어지는, 강력한 전개.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인 ‘카레’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리는 접시에 쓴 시, 시는 종이에 담아낸 요리”라고 말하는 이혜미 시인의 첫 에세이집 ‘식탁 위의 고백들’이 나왔다. 2006년 등단 후 시집 ‘보라의 바깥’, ‘뜻밖의 바닐라’, ‘빛의 자격을 얻어’ 등을 펴낸 시인은 “좋아해요, 말하고..
2022.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