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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에 집을 지어도-김진구 일신중 교감 모임에 가면 전원주택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세컨드하우스, 컨테이너하우스, 이동식주택, 6평 미만의 농막 등 사례도 다양하다. 평소 꿈꿨던 상상의 설계도와 현실이 잘 조화되어 만족한 분들이 있고, 예상 밖의 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견해를 달리할 수 있겠지만 8년 동안 홀로 황토방을 지어 본 경험에 비춰 보면 크기와 위치의 선택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작게 지어 보자. 미국·일본의 스몰하우스를 소개한 책자도 많고, ‘최소의 집’ 모형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작정하고 짓는 전원주택이니 넓고 크게 짓는다. 광양항에 쌓여 있는 거대한 육송 원목들을 한옥의 대들보로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원한 겉모습과는 달리 실제 생활에는 어려움이 많다. 여름 냉방과 겨.. 2021. 8. 8.
[고규홍의 ‘나무 생각’] 민족의 염원을 담고 살아남은 심훈의 상록수 해마다 팔월이면 우리 민족이 삶을 온전히 이어갈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을 떠올리게 된다. 더불어 그들이 남긴 삶의 자취를 찾아 바라보면서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이 땅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 많은 나무 중에서도 특이하게 민족 해방의 염원을 담고 살아온 나무가 있다. 충청남도 당진 ‘필경사’라는 오두막 곁에 도담도담 자라난 한 그루의 향나무가 바로 그런 나무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민족 해방 운동에 헌신한 심훈이 손수 심고 키운 나무다. 신문기자 생활을 했던 심훈(沈熏, 1901∼1936)은 조국 광복을 염원하는 절창의 시편을 모아 시집 ‘그 날이 오면’을 내려 했으나 일제의 검열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충남 당진군 부곡리로 찾아들었다. 1932.. 2021. 8. 6.
[서효인의 소설처럼]펭귄은 펭귄으로, 곰은 곰으로-루리의 소설 ‘긴긴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전역에는 꽤 많은 곰이 살고 있다. 대부분 반달가슴곰으로 1981년 재수출 및 약재 사용 등의 목적으로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곰의 개체가 400마리 가깝게 남아 있는 것이다. 한때 곰 쓸개가 몸에 좋다고 하여 찾는 이가 많았다. 웅담을 만드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잔혹하다. 곰이 느끼는 고통 또한 그러할 것이다. 다행히 웅담을 대체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그간 발전한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도 한몫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 남은 곰들은 사육 농가에서 남은 생이 다하길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정책적으로 중성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불법 증식되는 경우도 허다하여 우리를 탈출한 어린 곰에 대한 소식도 종종 듣게 된다. 최근 경기.. 2021. 7. 18.
[고규홍의 나무생각] 벽오동과 함께 대나무를 심은 뜻은 벽오동은 이름만 봐서는 ‘오동나무’와 가까운 식물처럼 생각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오동나무와 친연(親緣) 관계가 없는 나무다. 오동나무가 현삼과에 속하는 식물인 것과 달리 벽오동은 그와는 전혀 다른 벽오동과의 나무다. 하지만 벽오동 잎이 우리나라의 나무 가운데 잎 한 장의 크기가 가장 큰 나무인 오동나무 잎을 닮았다는 사실이 옛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벽오동이나 오동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 가운데 잎이 가장 큰 나무다. 잎 한 장의 길이나 너비 모두 25센티미터쯤까지 자란다. 어른 손바닥은 물론이고, 얼굴까지 가릴 만큼 크다는 점에서 두 나무의 잎은 비슷하다. 그러나 오동나무와 벽오동은 꽃과 열매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차이는 줄기 껍질의 빛깔에 있다. 오동나무의 줄기는 암갈색.. 202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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