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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그림생각15

[김은영의 그림생각] 메세나 : 불후의 명작 배출…로렌초의 조건없는 후원 최근 지역미술계에서 한 기업인이 어느 화가에게 전폭적인 후원과 함께 전시회를 마련해 주었다는 메세나 미담이 화제다. 작가가 밥벌이를 해야 하는 번민 없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 년여 기간을 후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돈이 많아서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예술 애호는 기본이고, 지역에서의 기업 활동을 통해 성공을 이룬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예술가들을 후원함으로써 표현하고자 했던 높은 시선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 같다. 인문학자들과 예술가들을 조건 없이 후원하기로는 세계 최고의 부자 가문이었던 메디치가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메디치 가문의 3대 통치자였던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의 미켈란젤로 후원은 메세나 정신의 절정이다. 이탈리아 화가 오타.. 2020. 10. 25.
‘테스형’ : 유행가에 등장한 철학자, 어색하지가 않네 [김은영의 그림생각] 가히 신드롬이라 할만 했다. 추석 연휴 주인공이었던 나훈아발 열풍은 우리 사회의 모든 이슈를 단번에 압도했던 것 같다. 뉴스를 보느라 콘서트 전반부를 시청하지 못한 아쉬움은 잠시, 말미에 ‘테스형’을 들으면서 금방 따라 부르게 하는 중독성에 마음이 달래졌다. 누가 유행가 가사를 통속적이라고 했던가. 유행가에는 사랑과 이별은 물론 우리 삶의 희로애락이 가사와 가락에 절절이 담겨있어 우리 마음을 적신다. 어떤 때는 철학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은 인생의 통찰을 만나게 된다. 마침내 유행가 제목에 철학자가 등장한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사랑이 왜 이리 힘든지, 세월은 왜 또 저러는지 질문하고 푸념하는 가객의 노래를 떠올리며 그림 속 소크라테스를 소환해본다. 프랑스 혁명시기의 화.. 2020. 10. 10.
[김은영의 그림생각] 계림수필 : 달걀은 덤…쏠쏠한 닭 키우는 재미 드디어 우리 닭이 알을 낳았다. 딸아이가 인공부화기로 부화시킨 토종닭 병아리를 아파트에서 키우기 힘들다며 손바닥만 한 마당이 있는 우리 집으로 보내온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예기치 않게 닭장을 짓고 닭을 치기 시작했는데 모이와 물을 닭장 안으로 들이밀 때마다 병아리들과 눈을 맞추게 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 때마다 “아아 앞으로는 후라이드 치킨과 삼계탕은 못 먹을 것 같구나!”하고 생각했다. 우리 집 닭과 치맥의 닭은 다르다는 야릇한 논리로 그 다짐은 한 번도 지켜지지 못했지만 말이다. 6개월이 흘러 그 닭이 며칠 전 알을 낳기 시작하더니 매일 한 알씩 규칙적으로 둥지에 알을 낳곤 한다. 닭이 커가면서 더해지는 깃털 빛깔의 아름다움과 닭 볏의 붉은 색이 뿜는 위엄에 감탄했는데 이제는 달걀까지 더해.. 2020. 9. 19.
[김은영의 그림생각] 태풍 : 지구에게 인간은 바이러스일까 정말 그렇게 거대한 파도는 처음 보았다. 엄청난 속도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건물 4층 높이의 파도를 밀어 부산 해안가 건물을 덮치는 모습은 뉴스 속 현실이 아니라 마치 재난영화 한 장면 같았다. 바비에 이어 마이삭, 하이선 등 연이은 태풍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막막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바다의 신을 의미한다는 태풍 하이선의 위력을 보며 지구의 모든 산과 강, 바다의 신들이 화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그런 것처럼 우리 인간이 지구에게 해를 끼치면서 못살게 굴었던 것에 대한 지구의 보복인 것 같다.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변화는 인간이 자초한 불행임에 틀림없다. 일본 에도시대에 활동했던 우키요에(浮世繪)의 대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 202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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