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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그림생각15

[김은영의 그림생각] 개구리 : 코로나 네탓 싸움에 개구리 끌어 들이지 말라 “가갸 거겨/고교 구규/그기가//라랴 러려/로료 루류/르리라”(한하운 작 ‘개구리’) 여름밤 시골 풍경을 완성하는 음향은 무논에서 목 놓아 노래 부르는 개구리 소리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인지 여름이 늦게 왔고 그만큼 길게 갈 모양이다. 여느 때 같으면 귀뚜라미 소리도 가늘게 들릴 법한데 아직까지는 여름 끝자락, 개구리 소리가 목가적인 정취를 더한다. 코로나 19가 더욱 위태로워진 상황을 두고 온 나라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시끄러운 주장을 펼치는 모양이 악머구리 끓듯 하다고 해서 매체에서는 가만히 있는 개구리를 빗대는 것 같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한글 발음에 기대 아름답게 노래하듯이 묘사한 시인이 들으면 개구리 왕눈이처럼 눈이 커지지 않을까? 겸재 정선(1676~1759)의 ‘여뀌와 .. 2020. 8. 29.
개조심, 반려견과 살지만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일하는 곳이 중외공원 구역이라 오후에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견을 세 마리나 키우는 견주이면서도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고 공포스럽다. 산책 나온 개가 아무리 작고 귀여워도 그 개들이 달려들 때면 “걸음아 날 살려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달아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들리는 말이 “우리 개는 안 문다”이고, “달아나는 네 모습이 더 무섭다”는 표정이 읽힌다. 최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이 소형견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 물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천만 반려동물 시대에 맹견으로 분류되는 개는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제화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 2020. 8. 9.
트로트, 구구절절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 트로트가 대세다. 지난해 진도 출신 송가인을 필두로 미스 트롯이 한 시절을 풍미하더니 최근엔 남성 트롯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마다 어쩌면 그리 인물 좋고 노래들도 구성지게 잘하는지. 부르는 노래마다에 담긴 사연도 애절해 대중들의 감성을 적신다. 우리 시대에 트로트 노래 가사에 자신의 사연을 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애창곡도 트로트였다. “물어물어 찾아왔어/그 님이 계시는 곳…/저 달 보고 물어 본다/님 계신 곳을/울며불며 찾아봐도/그 님은 간 곳이 없네…” 막걸리 한 잔 거나하게 걸치시고 귀가하시는 날이면 나훈아의 ‘님 그리워’ 노래가 골목 어귀에서부터 들려왔었다. ‘고상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엔 통속적인 노래가 싫어서 아버지에게.. 2020. 3. 19.
와유(臥遊), 산수화 한 점에 위로 받는‘집콕’생활 <김은영의 그림생각> 조선시대 선비들이 성리학의 교과서로 삼았던 주자(1130~1200)는 만년에 중국 남동부 제일의 명산인 무이산으로 들어갔다. 무이산 아홉 계곡의 굽이굽이 아름다움을 마주한 주자는 ‘무이구곡가’를 짓고 자신의 학문적인 성취를 노래했다. 그 이래로 주자의 학문을 흠모했던 조선의 선비들은 무이산 대신 주자학문의 본산을 그린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를 방안에 걸어두고 누워서 감상하기를 즐겨했다. 주자를 본떠 율곡 이이도 해주 석담에 은거하여 ‘고산구곡가’를 지어 우리 산천을 노래했으며 퇴계 이황은 도산서원을 열고 ‘도산십이곡’을 지었는가 하면, 우암 송시열도 속리산 뒤편 화양계곡으로 낙향하여 ‘화양구곡’에서 이상향을 찾으려했다. 이렇듯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산수화는 단순히 자연의 외양만 그린 것이 아니었는데 ..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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