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예술공간 ‘집’
음식 소재에 시대상 담아
전통 산수화와 음식을 접목한 ‘맛있는 산수’ 시리즈의 하루 K.작가 작품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국물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나무와 바위, 새우튀김, 맛있는 생선회가 함께 담긴 도시락을 보고 있자면 ‘풋’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하루.K는 동양화, 그 중에서 산수화가 외면받는 상황이 안타까워 음식을 곁들인 자신만의 시각으로 산수화를 풀어내고 매번 ‘다양한 상차림’을 차려냈다.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고 있는 하루.K 작가의 초대전 ‘하루.K의 식사풍경飾詐風景’(21일까지)전은 기존 작품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 단계 확장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지난 2019년 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에 이어 갖는 이번 전시에서 만나는 작품 가운데서는 전통 산수화적 느낌이 줄어든 대신 수박, 빵, 케익 등을 주 소재로 등장시킨 후 위트있게 풀어낸 신작들이 눈길을 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살짝 비틀어, 본인의 말처럼 ‘아재 개그’식 언어 유희적 사고를 결합해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들은 유쾌하다.
작품들은 음식을 나타내는 단어에서 시작해 연상작용이 이어지면서 화폭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펼쳐놓는다.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여신상은 영화 ‘킹콩’으로 이어지고 바로 바나나로 연결돼 ‘반하나 봐라’라는 작품으로 완성됐고, 단팥빵이 소재로 등장하는 ‘빵~이야’는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총잡이들을 연상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또 달콤한 케익 한 조각은 ‘휴식의 섬’으로 변신해 힐링과 쉼을 선사한다.
캔버스 대신 장지에 수묵 채색의 기벼운 터치로 그려낸 ‘캔디플라워’ 연작은 알록달록한 사탕과 초콜렛 꽃이 달린 식물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
전시장 바깥 외벽에 걸린 40여점의 ‘스낵드로잉’ 연작은 작가가 지난해 청주시립미술관 레지던시에 머물면서 매일 매일 먹었던 음식을 소재로 작업한 작품이며 ‘차를 내리다’ 연작은 현재 진행중인 서울 청담동 찻집의 패키지 작업 일환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록 대신 2013년 작품부터 근작까지 15점을 선정, 포스터북을 제작해 또 다른 방식으로 소장하도록 했다. 방식으로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한 하루.K 작가는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청년작가에 선정됐으며 제15회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을 수상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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