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가·청년작가 등 기획
성혜림·임현채·정승원 등 참여
문화재단 ‘디어마이광주’ 협업
이어폰을 낀 새침한 소녀, 생일 축하 선물로 건네진 알록달록한 모자, 인형을 갖고 노는 귀여운 표정의 아이.
벽에 걸린 그림들도 있지만, 숨은 그림찾기하듯 공간 이곳 저곳에 놓인 작품들이 흥미롭다.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혜림·임현채·정승원 작가의 작품이다.
‘스치며 보이는’을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곳은 광주 일곡지구 레스토랑 ‘마시모 레지나’(북구 일곡택지로 69).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고급스런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레스토랑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출신 기업가, 청년 작가, 문화기획자, 공공기관이 어우러진 기획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여러 인연과 요구들이 자연스레 얽히면서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다. 이번 프로젝트가 어떤 확장성을 보일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출발은 10여년 전까지 갤러리 아크를 운영했던 허정씨다. 마시모 레지나 공간 디렉터를 맡고 있던 허 씨는 갤러리 문턱이 언제나 높다는 마음이 있었던 터라 ‘편안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년작가들의 작품 판매 공간으로 활용, 그들을 응원하면 어떨까하는 마음도 더해졌다.
마침 마시모 레지나를 운영하는 MTUS 조현일 대표 역시 공간의 변신을 염두해 두고 있었다. 무안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그는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다. “나를 키운 절반은 광주”라고 말하는 그는 지역을 위해 무언가 ‘할 일’을 찾고 있었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허 씨가 연락을 취한 이는 갤러리 운영 당시 인연이 있던 하루.K작가였다. 그는 전시 기획 제안을 받고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던 광주문화예술플랫폼 ‘디어마이 광주’를 떠올렸다. 올 초 광주문화재단이 오픈한 ‘디어마이 광주’는 광주문화예술정보를 한눈에 살피고, 작품 구매 등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이곳에 등록된 작가는 70여명 정도다.
“광주는 상업 갤러리가 적어 갤러리에서 작품 판매를 진행하는 젊은 작가들이 별로 없어요. 작가군도 한정돼 있구요. 이런 공간이 생겨 작가들의 작품 판로에 도움이 되고,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해 이런 공간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하루.K)
재단 역시 플랫폼을 통한 예술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던 터라 프로젝트에 흔쾌히 동참했다. 지역 소상공인과 예술인의 상생을 도모하는 기획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온라인 판매와 함께 오프라인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면 그만큼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번 전시 결과를 바탕으로 음악 등 공연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로의 확대도 모색중이다.
‘자연’(8월2일~10월2일)을 주제로 열리는 두번째 전시에서는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참여작가는 박성완·조선아·하루K다. 이어 ‘기억·추억’(10월4일~12월4일·백상옥·이인성·이진희), ‘일상, 풍경’(12월6일~1월 29일·서영실·이세현·손영우) 등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마시모 레지나는 이정효 부대표의 주도로 지난 5월 2층 공간에서 자수 핸드메이드 가방 전시를 기획했고, 판매된 작품도 꽤 된다. 이곳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와 별개로 갤러리 아크 기획으로 신건우·허욱 작가의 작품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조현일 MTUS 대표는 “작품이 전시된 모습을 보니 편안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어 좋다”며 “저희 공간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에게 미술 전시회도 함께 선보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 후에도 좋은 기획들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어마이광주’는 홍보 등을 맡는다. 전시된 작품을 즐기거나 감상하는 사진을 업로드하면 음식 가격 5% 할인 혜택과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디어마이광주’는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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