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당 하늘마당·유흥가·유원지 등 불법 쓰레기 몸살
광주시, 쓰레기통 설치 난색 “불법투기장소 변질 우려”
코로나19 완화로 사회적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일상회복의 바람이 부는데다 날씨까지 풀리면서 갇혀있던 시민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 곳곳 시민들이 모이는 곳마다 불법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음료를 마시고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일회용 컵부터 취사 행위나 배달 음식 등에서 비롯된 음식물 쓰레기까지, 시민들이 버린 양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매일 아침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하늘마당 앞에서는 ACC 소속 환경 미화원들이 지난 밤 버려진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로 개장한 이후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ACC 하늘마당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대부분이 젊은이들로 매일 밤 돗자리를 준비해 와 선선한 초여름밤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 음료수 컵 등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방치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금연·금주 팻말이 붙어 있어도 밤마다 이곳에서는 음주가 이어지고 있고, 각자 포장해 오거나 배달시킨 음식을 먹은 뒤 나온 쓰레기를 분리수거 없이 한꺼번에 내다 버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이리저리 뒤섞여 있는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다.
이렇게 내다 버린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로 시민들은 코를 막고 지나가기 일쑤다.
하늘마당에서 수거되는 쓰레기 양은 개장 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매일 아침 1t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주말이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ACC 소속 남성 미화원 17명 중 6명이 매일 아침 쓰레기 수거에 투입되고 있다.
ACC시설 관리 담당자는 “하늘마당 앞에 쓰레기통이 한개 설치돼 있는데 치우자니 쓰레기가 아무곳에나 버려질 것 같고, 늘리자니 쓰레기 양이 더 늘어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유흥가도 늘어나는 시민들만큼 급증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동구 충장로, 구시청 일대 , 북구 용봉지구, 서구 상무지구 등 유흥가에도 불법 쓰레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 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끝난 이후로 상무지구 길거리나 화단, 변압기 등에 방치된 쓰레기가 이전보다 1.7배 가량 늘었다”며 “상무지구 인근 쓰레기를 수거하는데만 보통 3시간이 걸렸다면, 요즘은 4시간 반을 해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나들이객 들이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불법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무등산 산장 근처 도로변에는 드라이브를 하다가 쓰레기를 봉투에 넣고 버리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다.
2년째 환경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김환휘(48)씨는 “용봉지구 인근 카페들이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일회용 컵 쓰레기를 화장실 창틀 앞에 쌓거나 공원 주차장 울타리 밖으로 던져놓는 경우까지 있어 수거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영업시간이 늘어날때마다 쓰레기가 늘고 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때보다 2배는 늘었고, 불법전단지도 많이 늘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쓰레기통을 늘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시 온라인 민원플랫폼 ‘바로소통광주’에는 지난 12월 유흥가·대학가 쓰레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하지만 광주시는 “쓰레기통을 새로 설치하면 주변이 불법투기 장소로 변질돼 관리하기 어렵다”고 거부 의사를 밝혀 결국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버리는 시민의식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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