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떠나 1인 크리에이터 시작
‘일상예술 산책’ ‘일상아카이브’ 계획
평소 다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은 매일의 삶이며 일상성은 매일 살아가는 실존의 양식이지요.”
이유진 전 광주문화재단 팀장의 첫 마디였다. 얼마 전 문화재단에서 나와 1인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그는 이전과 달리 홀가분해보였다. “무엇보다 ‘나다움’을 찾고 지킬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말은 대다수 직장인들의 근본적인 고민을 스스로 해결했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최근 광주 상무지구에 일상예술 사이 연구소 ‘구름’을 오픈하고 1인 크리에이터의 삶을 시작한 이유진 소장. 문화재단에서 정책연구교류팀, 문화예술교육팀, 도시문화교류팀 등 문화와 예술, 교육 관련 다양한 업무를 맡았기에 이번 도전은 그에게 그다지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평생 현역으로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세상에 필요한 것 그리고 먹고 살 만큼의 돈을 얻기 위해 1인 크리에이터 활동이 내게 만족을 줄 것 같았어요.”
이 소장이 상정하는 일상은 ‘우리 각자의 삶을 예술 작품화 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도시 사회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통찰에서 빌려온 개념이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반복되는 일상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여기고 지겨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면서도 그 일상을 놓칠까 불안해하는 게 ‘일상’이다.
이 소장은 구체적으로 ‘일상예술 산책’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와 현장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이를 콘텐츠화 할 뿐 아니라 미술관, 문화카페 등 다양한 문화공간과 연계해 일상 예술의 중요성을 기록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작업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워크 방식으로 진행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 등 디지털 기기와 줌을 통해 온라인 활동을 전개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사무실을 연대와 공유을 상정한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연구소 이름을 ‘구름’이라고 한 것은 일상과 예술 사이 곳곳을 구름처럼 자유롭게 다니자는 뜻에서 착안했습니다. 일상이 예술 안으로 들어가 ‘일상생활 속 미학’을 되찾자는 의미이지요.”
이 소장은 얼마 전 광주 동구청 문화관광과 주관으로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니저를 맡아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들의 삶을 기록했다. 일종의 일상 아카이브로, 거시적인 기록이 아닌 미시적인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도 ‘일상아카이브’ 등과 같은 사소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의미있는 작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이 소장은 ‘브런치 카카오톡’ 글쓰기 플랫폼에 ‘한번 더 쓸모’라는 주제로 글을 올리고 있다. 어떤 물건이나 사물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닌 그것을 문화와 예술로 연계해보자는 취지다. 그는 “한 예로 한라봉 껍집을 버리면 그냥 음식물 쓰레기이지만 이것을 이용해 디퓨저를 만들면 향기로 전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전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문화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문화란 가치관, 신념, 삶의 방식 등 삶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과 연계해 크리에이터란 ‘나다움’을 찾기 위해 도전하며, 세상에 숨결,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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