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모건 지음 김문주 옮김
스칸디나비아반도 나라들은 세계행복보고서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노르웨이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로운 야외생활’이라 불리는 ‘푸리루프트슬리브’는 노르웨이사람들에게 자연 사랑을 뜻한다. 푸리루프트슬리브는 노르웨이 문화와 사회에서 필수 요소다. 이들은 어린시절부터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고 스키와 생존기술 등을 배운다. 1957년 개정된 야외 레크리에이션 법에 등장하는 ‘방랑할 권리’는 환경 배려를 전제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노르웨이인들의 자연에 대한 열정은 건강과 행복에 직결된다. 자연에 있으면 회복탄력성과 창의성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연은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스트레스를 낮춰준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다니며 얻은 행복의 비법을 담은 책이 발간됐다. 저자는 호주 출신 멜버른 작가 케이트 모건. 케이트 모건은 수년간 세계를 돌며 행복과 웰빙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배웠다. 이번에 펴낸 책 ‘세계 여행에서 찾은 20가지 행복철학’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이야기한다.
‘휘게’(덴마크), ‘피카’(스웨덴), ‘돌체 파 니엔테’(이탈리아)는 각기 다른 나라의 용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휘게는 편안함을, 피카는 휴식을, 돌체 파 니엔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즐거움을 뜻한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다원화될수록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무수한 관계와 실적위주의 사회는 지치고 힘들게 한다. 그럴수록 현대인들은 행복과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한다.
최근 들어 유행하고 있는 말 가운데 ‘웰니스’(wellness)가 있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뜻하는 이 말은 행복에 관한 대안적 방법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덴마크에서 인도까지 각국을 돌며 발견한 행복과 웰빙의 철학을 선사한다. 일본에서는 삶의 의미를 뜻하는 ‘이키가이’를 찾고 인도에서는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요가’에서 행복을 찾는다. 언급한대로 노르웨이에서는 자유로운 야외생활 즉 자연사랑이 전제된 ‘프리루프트슬리브’를, 네덜란드에서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늑하고 훈훈한 분위기의 ‘허젤러테이트’를 추구한다.
이탈리아의 ‘돌체 파 니엔테’는 얼핏 우리나라의 ‘멍 때리기’와 유사한 면이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은 이탈리아 사람들 일상의 일부다. ‘돌체 파 니엔테’는 라틴어에 근원을 두고 있다. ‘Dulcis’(돌치스)는 ‘달콤한’, ‘Facere’(피레체)는 ‘하다’, ‘Nec Entem’은 ‘존재가 아닌’이라고 번역된다.
이 문구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소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이런 장면이 있다. 어느 이발소의 한 이탈리아 남자가 인생을 살면서 기쁨을 얻는 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언덕마다 에머랄드빛 카펫 위로 포도나무가 레이스처럼 둘러졌다든지, 옥색 바닷물이 밀려들어 오는 바위투성이 해안가라든지, 호화로운 건축물로 만들어진 도시라든지… 이탈리아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불공평할 정도로 많이 보유했다. 이런 나라의 사람들이 그저 자리에 앉아 경치에 흠뻑 빠져들며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밖에 책에는 코스타리카에서 ‘안녕’보다 흔하게 쓰이는 ‘푸라 비다’라는 용어도 볼 수 있다. ‘순수한 삶’ 또는 ‘다 좋아요’, ‘걱정마세요’와 같은 뜻으로도 쓰인다. ‘푸라 비다’는 아마도 삶의 방식이 담긴 말인 것 같다. “푸라 비다!”
<유아이북스·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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