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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광주FC 1위 질주 … ‘으뜸 공신’은 이으뜸

by 광주일보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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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베테랑 수비수…‘황금 왼발’로 도움 4개 1위 올라
“개인 타이틀 욕심 없어…팀 승격시키고 1부서 은퇴하고파”

 

광주FC의 베테랑 이으뜸(33·사진)이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제대로 맞기 전까지는”이라며 자신감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3시즌 만에 K리그2로 돌아온 광주는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먼 이름이었지만 12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순위 가장 높은 곳에 광주의 이름이 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을 앞세워 체질개선에 성공한 광주는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모두가 하나가 돼 뛰면서 승리를 지키고 있다.

광주의 질주에는 베테랑 이으뜸의 역할도 크다.

이으뜸은 수비수 본연의 역할 뿐만 아니라 ‘황금 왼발’로 공격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4차례 골을 합작하면서 도움 1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으뜸은 올 시즌 ‘싸움닭’으로도 변신했다. “화내는 걸 본적이 없다”는 프런트들을 놀라게 한 변신, 경기 흐름을 주도하면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승리를 지키기 위한 베테랑의 책임감이다.

그는 2015시즌 안양에서 광주로 이적해 가장 오랜 시간 팀을 지킨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그만큼 누구보다 광주를 잘 알고, 애정도 깊다. ‘중위권 후보’라는 평가를 깨고 1위 질주를 하는 것에 대한 마음도 남다르다.

이으뜸은 “초반에 다른 팀들이 우리를 아예 우승팀으로 보지도 않았다. 7위나 중위권 정도 하겠다 했는데 한 번씩 경기하고 나서 생각난 말이 있었다. 감독님께도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 밖에 생각이 안났다’고 말을 했다. 감독님이 그게 뭐냐고 하셔서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명언을 말씀드렸다”며 “그 말 밖에 생각이 안났다”고 웃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선수들을 이끄는 이정효 감독의 ‘형님 리더십’ 속에 탄탄해진 스쿼드까지 광주는 상대에게 연달아 강펀치를 날리면서 ‘승격’이라는 목표로 향해가고 있다.

2019시즌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는 등 우승을 경험한 만큼 이으뜸은 자신감이 넘친다. 개막전에서 신생팀 김포FC에게 기록한 패배가 오히려 승격 목표를 위한 ‘보약’이 됐다.

이으뜸은 “2019시즌 무패행진보다 지금 흐름이 더 좋다. 첫 경기에서 패하고, 중간에 한 번 또 졌다. 그때처럼 계속 이겼으면 대처능력이 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막아야 되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승격하기 더 좋을 것 같다”며 “첫 경기 김포전은 좋은 보약이 됐다.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첫 단추 잘 끼워야 한다고 하는데, 첫 단추 잘 못 끼워도 다음 단추 잘 끼우면 된다. 요즘은 옷 입을 때 첫 단추 잘 안 끼운다(웃음). 그 패가 오히려 승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축구 인생에 2019시즌은 이으뜸에게 가장 화려했던 시간이었다. 올 시즌 ‘경험’까지 더한 이으뜸은 또 다른 전성기를 그리고 있다.

이으뜸은 “어렸을 때는 그냥 멋모르고 공만 찼는데 기싸움 하고 그런 것 감독님께서도 살짝살짝 알려주신다. 무작정 싸우는 건 아니고 이 타이밍이다 싶으면 물꼬를 터주고 어린애들에 맡긴다(웃음)”며 “(플레이하는 것도) 지금은 베테랑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보다는 노련함이 있는 것 같다.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움 1위’ 이으뜸은 개인 목표보다는 ‘승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묵묵한 조연을 자처했다.

이으뜸은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면 우리 팀에 피해가 갈 수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오는 것이고, 또 도움 주려고 오른발로 올린 게 아닌데 그게 골이 되기도 한다. 수치는 세우지 않고 승격을 위해 뛰겠다. 나도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다시 광주를 1부에 올려놓고, 1~2년 더 한 뒤 1부에서 은퇴하고 싶다”며 “2019년 우승했을 때 부산이랑 경쟁했는데 이번에는 부천이 될 것 같다.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면서 목표를 이루겠다. 광주는 1부에 어울리는 팀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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