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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광주비엔날레 ‘물’ 통해 지구를 공존·돌봄 장소로 상상한다

by 광주일보 2022.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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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베니스서 발표…부드러운 ‘힘’ 주목
광주정신, 예향 이미지도 재해석
11월까지 베니스서 ‘5·18 특별전’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를 오는11월 27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세계 최고의 미술축제 베니스비엔날레가 지난 2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스텔로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를 이끈 세실리아 알레마니 예술감독은 전 세계에서 213명의 작가를 초청,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를 주제로 본전시를 꾸몄다. 세계 각국의 미술 관련 단체와 갤러리, 작가들은 오는 11월까지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펼쳐보인다.

내년 행사 개최를 앞두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역시 베니스 현지에서 행사 주제를 발표하고, ‘5·18 특별전’을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광주 알리기’에 나섰다.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주제발표

20일 베니스 현지에서 발표된 제14회 광주비엔날레(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 주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는 오랜 시간에 걸쳐 스며드는 부드러움으로 변화를 가져오는 ‘물의 힘’에 주목했다.

이날 주제를 발표한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배포된 자료에서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가지며 부드럽게 스미는 물이 어떻게 분열과 차이를 포용하는 지 모색할 것”이라며 “물을 은유이자 원동력, 방법으로 삼고 이를 통해 지구를 저항,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한다”고 말했다.

주제는 ‘세상에서는 물이 가장 유약하지만, 공력이 아무리 굳세고 강한 것이라도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다’라는 의미의 ‘도덕경’78장 ‘유약어수’(柔弱於水)에서 차용했다.

이 감독은 또 “이번 주제를 통해 생명을 위협하는 팬데믹과 심화된 전쟁, 난민 문제부터 악화된 인종차별과 기후 재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예술가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광주비엔날레는 도시 광주를 다원성을 내포하는 ‘광주 정신’의 기원이자 근원으로 삼아 광주와 시민들이 시작한 변화의 물결과 그 의미를 현대 미술을 통해 재해석한다. 여기에 서예, 수묵화, 판소리, 칠기를 비롯해 기타 예술 및 공예의 전통에 바탕을 둔 ‘예향’이라는 광주의 역사적 정체성에도 주목한다.

한편 이 감독은 이번 주제 발표에 이어 9월초 1차 참여 작가 리스트와 공간 확정, 내년 초 최종 작가리스트 공개 등을 예정하고 있다.

◇베니스에서 만나는 5·18특별전

5·18민주화운동이 지닌 민주ㆍ인권ㆍ평화의 가치를 미학적으로 재조명하는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 베니스에서 시작됐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를 오는11월 27일까지 222일간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전시장에서 선보인다. 5·18을 매개로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모색해 보는 기획이다.

전시 제목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이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비엔날레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타이베이, 서울, 쾰른, 광주 옛 국군광주병원 등에서 대규모 특별전을 진행했었다.

이번 베니스 특별전에는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하며 전시는 5·18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섹션과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섹션, 5·18과 민중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까지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홍성담, 김창훈, 노순택, 박화연, 배영환, 서다솜, 안창홍, 진 마이어슨 , 최선, 카데르 아티아, 호 추 니엔 등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해 사진, 설치, 회화 등 다층적인 매체로 광주의 역사, 기억, 트라우마, 전통, 건축 및 정신적 유산 등을 다룬다.

재단은 이번 전시와 연계, 지난 4월초 한강 작가와 로마 사 피엔차 쥬세 피나 데 니콜라 교수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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