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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예향

‘문화역서울 284’&‘부산 F1963’에서 배우는 성공 비결

by 광주일보 2020.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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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매력 극대화 할 콘텐츠를 담아라

 

시민공간으로 돌아온 ‘전일빌딩 245’

오랜 리모델링기간을 거쳐 오는 29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는 전일빌딩 245.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인접해 있는 장소성은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문화 1번지로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전일빌딩 245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려면 장소적 특성과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기획과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에 역사적 현장과 산업 유산에서 화려한 문화플랫폼으로 변신한 부산 F1963과 문화역서울 284를 소개한다.

 


 

 # 문화역서울 284

 

사적지 284로 지정된 옛 서울역은 지난 2011년 지상 2층 지하 1층의 원형을 살린 ‘문화역 서울 284’로 문을 열었다. 문화역서울 제공 ⓒ노경.

지난해 6월, 옛 서울역사를 리모델링한 ‘문화역서울284’에선 의미있는 기획전이 열렸다. KTX가 출발하는 서울역 바로 옆에 자리한 이 곳은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의선 열차의 ‘출발점’이라는 장소성이 있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총괄기획한 전시는 비무장지대의 변화를 상상해보는 ‘비무장지대(DMZ), 미래에 대한 제안들’로 시작해 평화를 위해 애쓰는 남북한의 현재 모습을 반영한 ‘전환 속의 DMZ’, 군인·민간인·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DMZ 등을 보여줬다. 매표소, 대합실, 역장실, 그릴 등 옛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는 공간이 주는 매력까지 느낄 수 있어 관람객들로 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문화역서울284는 연중 역동적인 에너지와 문화향기가 발신되는 ‘아트플랫폼’이다.

또한 서울역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 박물관’이기도 하다. 일제에 의해 건설된 민족 수난의 상징이자 1950년대 한국전쟁, 1970년대 산업화 등 질곡의 역사를 함께 해온 서울의 관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1970년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건설과 함께 강남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울역의 역할은 급속히 축소되기 시작했다.

이어 1990년대 마이카 시대의 도래로 철도의 위상이 약화되고 2004년 KTX 개통으로 바로 인근에 신역사가 문을 열면서 서울역은 기차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버려진 빈 건물엔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이 모여들면서 용도 폐기된 역사는 해가 갈수록 황폐해졌다.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에서는 연중 다채로운 기획전과 공연 등이 펼쳐진다.

2007년부터 문화재로서 가치복원과 문화공간화 프로젝트 등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는 1925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복원의 기준으로 삼되, 내용적으로는 지난 80여년의 우리 삶의 기억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사적 284로 지정한 후 3년여 공사 끝에 2011년 지상 2층, 지하 1층의 원형이 복원된 ‘문화역 서울 284’로 지난 2011년 8월 문을 열었다. 새로 부여된 독특한 이름에는 목적(문화), 지역(서울), 가치(사적번호 ‘284’)가 모두 담겼다.

서울역사를 둘러보면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1층 중앙홀에 들어서면 오른쪽에는 3등 대합실, 왼쪽은 1·2등 대합실과 귀빈대합실, 부인대합실 등으로 나눠진다. 1층은 천장이 높고 채광을 고려해 창문도 길게 뚫려 있고 12개의 돌기둥이 그리스 신전처럼 세워져 있다.

3등 대합실은 남녀가 함께 이용했지만 1·2등 승객은 부부라도 남녀를 구별해 여자는 부인대합실에 머물러야 했다. 조선총독이 사용한 귀빈대합실은 건물에서 유일한 난방시설인 신식 라디에이터, 샹들리에와 거울 등 인테리어에 신경 쓴 흔적들이 뚜렷하다.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플랫폼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때도 1·2등 승객과 3등 승객이 이용하는 계단이 달랐다. 플랫폼으로 나가는 길 벽에는 총알에 구멍이 뚫린 모습 등 6·25전쟁 당시 교전의 흔적을 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대식당(그릴)이 나온다.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등 서양음식을 맛볼 수 있는 양식당으로 인기를 누린 곳이다.

문화역 서울의 홍보담당 최지희씨는 “서울역사 돔은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됐을 뿐 아니라 돔 창문과 지붕은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며 “이러한 공간적 특성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 부산 F1963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F1963 전경.

지난 2016 부산비엔날레는 국내 미술계의 이슈메이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광주비엔날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볼륨이 작은 부산 비엔날레가 화제를 모은 건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인 전시공간이었다. 당시 국내 비엔날레에선 처음으로 전시장에 시민들과 ‘먹고 마시는’ 핫 플레이스를 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커피 체인점과 맥주바(bar). 일각에선 ‘전시장에 무슨 맥주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픈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진원지는 바로 ‘F1963’. 지난 2008년까지 와이어를 생산했던 고려제강의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곳이다.

이 공장의 창립 연도인 1963년을 따서 ‘F1963’으로 이름 붙여진 공간은 3000여 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다. 당시 부산비엔날레가 신성한(?) 전시장에 커피 전문점과 맥주바를 들인 이유는 단 하나, 20∼30대 젊은 세대와의 소통 때문이었다. 문화계의 트렌드 리더인 젊은 층이 커피나 맥주를 마시듯 부담 없이 현대미술을 ‘즐기도록’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그래서일까. 산업 폐자재를 그대로 살린 커피 전문점과 맥주바의 독특한 아우라는 신세대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주말 평균 1000여 명이 찾는 대히트를 쳤다. 커피 한잔을 주문하기 위해 2시간 이상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또한 지난 2018년에는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서점, 공연장이 문화공간들이 속속 들어서 토탈 아트센터로 거듭났다.

 

F1963에 입점한 YES24 서점은 정기적으로 BTS, NCT 등의 한류팬들을 겨냥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F1963이 불과 3년 만에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은 데에는 지난해 흡인력 있는 기획전과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서점 ‘YES 24’ 입점 등이 한몫했다. 특히 지난해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줄리안 오피전은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건축물과 도시생활의 평범한 오브제를 재해석하는 영국 출신의 팝 아티스트 줄리안 오피는 경쾌하고, 역동적인 부산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 차별화된 콘텐츠였다. 예스24의 중고서점 ‘예스24 F1963점’은 1983㎡(6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중고서점으로 문학, 인문, 역사, 경제 등 24개의 분야별 중고도서 약 20만권을 갖추고 있다. 이와함께 정기적으로 아이돌 그룹이나 가수의 팝업스토어를 열어 한류팬들을 불러 들이는 아지트로도 인기가 높다.

/글·사진=박진현 문화선임 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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