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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포수 대상 일일 코치 역할
“광주에서 제2의 야구 인생 그리는 중”
그라운드의 화려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행복한 선수’였다는 포수 이성우. 21년의 프로 생활을 끝낸 그가 제2의 고향 광주에서 또 다른 야구 인생을 그리고 있다.
이성우는 지난 주말 ‘코치님’이 됐다. 지난 11·12일 광주 광산구 신촌동 ‘김재현의 야구야’에서 지역 초·중·고 포수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했다.
이성우는 “프로 있을 때부터 아마추어에 포수 전문 코치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역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지도라는 걸 처음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웃었다.
올 시즌 LG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지만 그의 집은 광주다. 2008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고, 2017년 친정 SK(현 SSG)로 돌아갈 때까지 10년간 광주에서 생활했고 여전히 이곳에서 살고 있다.
이성우는 “처음 KIA로 트레이드됐을 때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광주가 살기 좋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광주에서 와이프를 만나 결혼했고, 두 딸도 이곳에서 낳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리 은퇴를 예고했던 그는 최고령 포수로 36경기에 나섰고, 은퇴 경기까지 치르면서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이성우는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입단했을 때부터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류지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어려운 선택이셨을 것 같은데 기회를 주셨다. 슈퍼스타 빼고 이런 은퇴 경기를 하기 쉽지 않다.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성우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백업’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선수였던 만큼 의미 있는 마무리였다.
이성우는 “동기들이 41살까지 야구할 줄 몰랐다고 한다. 가장 먼저 잘릴 줄 알았는데 승자라고 한다”며 “와이프에게도 말은 안했지만 사실 40살이 목표였다. 그런데 1년 더 연장되고,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최고령 타이틀도 달아보고 해볼 것은 다 해본 것 같다”고 웃었다.
해피엔딩이었지만 시련은 많았다.
이성우는 “지금은 10개 구단이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가는데 입단할 때 만해도 주전 포수하면 10년 이상했다. ‘1군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안 잘리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오래 2군 생활을 하다 보니 불평불만도 생겼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KIA로 와서 실망을 많이 안겨드렸다. 후회 많이 했고, 내가 어떻게든 준비돼야 환경이 바뀌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경험’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반대로 경험을 쌓는 게 어려운 포지션, 백업들의 설움도 잘 안다.
이성우는 “잘해도 티가 안나는 자리이고 훈련할 게 너무 많다. 어린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준비는 돼 있는데 경험이 부족해 시합 나갈 확률이 떨어진다. 그게 포수 포지션의 딜레마다. 백업 포수들에 대해서는 수비적인 평가도 더 해주면 좋겠다”며 “백업을 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 백업들은 주어진 역할을 100% 실수 없이 이행해야 한다. 실수하면 모든 걸 안고 가야 한다. 나는 실패한 경험이 많아서 부담을 이겨낼 수 있었다. 너무 잘하려 하면 오히려 위축되고 그래서 ‘실패하면 욕먹지’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려했다. 그게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기본기’와 ‘부상’을 강조한다.
이성우는 “시합 나가려면 수비가 1번이다. 또 다치지 않아야 한다. 다치면 보여줄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며 “초등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받지 말고 최대한 즐겁게 운동하라고 했다. 그래서 훈련은 많이 하지 않았다. 중·고등학생들에게는 프로에서도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기본기를 배운다고 말해줬다. 기본기가 잘 된 선수가 롱런하고 부상 당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기본기 연습은 정말 지루하다. 기본기 중요성을 1시간이라도, 1분이라도 빨리 깨닫는 선수가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야구 인생 1막은 끝났지만 새로운 무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찾는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우는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이성우하면 ‘포수?’ 이렇게라도 기억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40살 넘게 야구 할 수 있었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성우는 지난 주말 ‘코치님’이 됐다. 지난 11·12일 광주 광산구 신촌동 ‘김재현의 야구야’에서 지역 초·중·고 포수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했다.
이성우는 “프로 있을 때부터 아마추어에 포수 전문 코치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역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지도라는 걸 처음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웃었다.
올 시즌 LG에서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지만 그의 집은 광주다. 2008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고, 2017년 친정 SK(현 SSG)로 돌아갈 때까지 10년간 광주에서 생활했고 여전히 이곳에서 살고 있다.
이성우는 “처음 KIA로 트레이드됐을 때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광주가 살기 좋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광주에서 와이프를 만나 결혼했고, 두 딸도 이곳에서 낳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리 은퇴를 예고했던 그는 최고령 포수로 36경기에 나섰고, 은퇴 경기까지 치르면서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이성우는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입단했을 때부터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류지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어려운 선택이셨을 것 같은데 기회를 주셨다. 슈퍼스타 빼고 이런 은퇴 경기를 하기 쉽지 않다.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성우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백업’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선수였던 만큼 의미 있는 마무리였다.
이성우는 “동기들이 41살까지 야구할 줄 몰랐다고 한다. 가장 먼저 잘릴 줄 알았는데 승자라고 한다”며 “와이프에게도 말은 안했지만 사실 40살이 목표였다. 그런데 1년 더 연장되고,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최고령 타이틀도 달아보고 해볼 것은 다 해본 것 같다”고 웃었다.
해피엔딩이었지만 시련은 많았다.
이성우는 “지금은 10개 구단이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가는데 입단할 때 만해도 주전 포수하면 10년 이상했다. ‘1군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안 잘리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오래 2군 생활을 하다 보니 불평불만도 생겼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KIA로 와서 실망을 많이 안겨드렸다. 후회 많이 했고, 내가 어떻게든 준비돼야 환경이 바뀌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경험’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반대로 경험을 쌓는 게 어려운 포지션, 백업들의 설움도 잘 안다.
이성우는 “잘해도 티가 안나는 자리이고 훈련할 게 너무 많다. 어린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준비는 돼 있는데 경험이 부족해 시합 나갈 확률이 떨어진다. 그게 포수 포지션의 딜레마다. 백업 포수들에 대해서는 수비적인 평가도 더 해주면 좋겠다”며 “백업을 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 백업들은 주어진 역할을 100% 실수 없이 이행해야 한다. 실수하면 모든 걸 안고 가야 한다. 나는 실패한 경험이 많아서 부담을 이겨낼 수 있었다. 너무 잘하려 하면 오히려 위축되고 그래서 ‘실패하면 욕먹지’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려했다. 그게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기본기’와 ‘부상’을 강조한다.
이성우는 “시합 나가려면 수비가 1번이다. 또 다치지 않아야 한다. 다치면 보여줄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며 “초등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받지 말고 최대한 즐겁게 운동하라고 했다. 그래서 훈련은 많이 하지 않았다. 중·고등학생들에게는 프로에서도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기본기를 배운다고 말해줬다. 기본기가 잘 된 선수가 롱런하고 부상 당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기본기 연습은 정말 지루하다. 기본기 중요성을 1시간이라도, 1분이라도 빨리 깨닫는 선수가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야구 인생 1막은 끝났지만 새로운 무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찾는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우는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이성우하면 ‘포수?’ 이렇게라도 기억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40살 넘게 야구 할 수 있었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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