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FA 시장, 박건우 NC·박해민 LG 유니폼
가장 뜨거운 KIA, 양현종과 협상 이견 못 좁혀 발표 미뤄
잠잠하던 FA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4일 FA 계약 소식이 연달아 전해졌다.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던 박해민과 박건우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삼성 외야를 지켰던 박해민은 4년 총액 60억원에 LG 유니폼을 입고 잠실에 서게 됐고, 두산을 대표했던 외야수 박건우는 6년 총액 100억원에 NC로 간다.
지난달 27일 한화 잔류가 결정된 최재훈에 이어 마침내 외부 FA의 움직임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 화제의 팀인 KIA는 이날 오전 코칭스태프 개편을 알린 뒤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소식은 전하지 못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대어’ 나성범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KIA가 가장 먼저 외부 FA 영입 스타트를 끊는 것 같았지만, 양현종과의 협상이 변수가 됐다.
앞서 서로 조건을 주고받았던 KIA와 양현종 측은 14일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론에 이르지 못하면서 KIA의 FA 움직임이 ‘일단 멈춤’ 상태가 됐다.
‘상징성’과 ‘현실’의 격차가 있다.
양현종은 2007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선발로 14시즌을 뛰면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타이거즈 에이스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앞으로 4년을 위한 계약인 만큼 ‘현실’ 부분을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은 올 시즌 ‘빅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만들지 못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12경기에서 35.1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승리 없이 5.60의 평균자책점으로 3패만 기록했다. 9개의 피홈런도 남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10경기(45이닝)에 나왔지만 역시 승리 없이 3패만 더해졌다. 10개 홈런을 맞으면서 마이너리그 평균자책점도 5.60에 그쳤다.
냉정한 현실을 경험하고 KBO에 복귀하게 된 양현종에게 내년 시즌 35살이라는 나이도 불리한 ‘현실’이 됐다.
결국 신중하게 현실을 고려한 KIA와 상징성을 강조하는 양현종 측은 ‘보장액’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번의 FA 협상도 수월하지는 않았었다.
양현종은 지난 2016년 처음 FA 자격을 취득했다. 201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해외 진출을 타진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양현종은 FA 신분이 되자 다시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KIA는 양현종의 확고한 해외 진출 의사에 맞춰 플랜 B를 짰다. 최형우를 영입해 막강 타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 ‘100억’을 배팅해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우승 밑바탕을 그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해외 시장 분위기가 뜨겁지 못했고, 예상치 못한 양현종의 KBO리그 유턴이 이뤄졌다.
팀을 대표하는 타자 나지완의 FA 계약까지 마무리됐던 만큼 예산 문제에 봉착한 KIA는 결국 ‘단년 계약’이라는 묘수를 짰다. 계약 연수 상관없이 해외 진출 문도 열어주면서 에이스 대우를 해줬다.
해외 진출 계획이 틀어지면서 아쉽게 단년 계약 형태가 됐지만 양현종도 옵션을 더해 120억 이상을 챙기면서, 에이스의 실력을 보여줬다.
2020시즌이 끝난 뒤 꾸려진 두 번째 FA 협상 테이블에서도 ‘해외 진출’이 키워드였다.
예리함이 떨어졌던 성적에 코로나19 상황까지 맞물렸던 만큼 KIA는 양현종의 잔류를 기대했다. 양현종도 해외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조건부 잔류’를 이야기하면서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확답을 약속했던 시점을 넘겨서도 확실한 ‘러브콜’을 받지 못한 양현종은 다시 한번 KIA에 10일의 시간을 요청했다.
오매불망 양현종의 선택을 기다렸던 KIA는 결국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1월 30일 양현종과의 FA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그리고 양현종은 2월 13일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다는 새로운 소식을 알려왔다.
KIA는 이번 겨울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아쉬움 속에 KBO로 복귀한 양현종과 다시 마주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 앞에서 양측이 거리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양현종과의 협상 전개 상황, 사실상 협상이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진 나성범의 영입 발표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면서 KIA는 스토브리그의 가장 뜨거운 구단이 됐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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