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의 FA컵 결승 2차전 4-3승리
2007년 이후 14년 만에 4번째 우승
김천상무서 복귀, 정재희 1골 1도움
전남드래곤즈가 대구FC를 꺾고 K리그2 팀 사상 첫 FA컵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예비역’ 정재희가 결승골을 장식하는 등 1골 1도움의 활약을 펼치며 대회 최우수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전남드래곤즈가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 CUP 결승 2차전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앞선 1차전에서 0-1패배를 기록했던 전남은 4골을 몰아넣으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원정 4골’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한 전남은 K리그2 팀 최초 FA컵 우승과 ACL 출전이라는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기록된 전남의 4번째 FA컵우승이기도 하다.
올 시즌 김천상무의 K리그2 우승을 이끌었던 정재희는 팀에 복귀하자마자 잠자던 전남의 공격을 깨우고 FA컵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공격의 시작과 끝에 정재희가 있었다.
전남은 전반 24분 만에 상대의 퇴장이라는 행운을 얻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대구 홍정운이 몸싸움을 하던 황기욱의 얼굴을 팔로 가격하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위를 안은 전남은 전반 39분 선제골을 장식했다.
오른쪽에서 침투한 정재희의 컷백 패스를 박찬용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키면서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구 라마스의 패스를 받은 세징야가 가슴과 머리로 공을 트래핑 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전남의 골대를 갈랐다.
하지만 전반전은 2-1, 전남의 리드로 끝났다.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장성재가 띄운 공이 바운드 된 뒤 대구 골대 앞으로 향했다.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 최영은이 주춤한 사이 고태원이 공을 밀어 넣으면서 전남의 두 번째 점수를 만들었다.
후반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됐다.
후반 초반 대구 에드가와 전남 올렉이 한 골씩 주고받았다.
후반 6분 에드가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자 후반 10분 올렉이 상대 수비수가 머리로 쳐낸 공을 멋진 발리슈팅으로 연결해 3-2를 만들었다.
후반 중반 전남의 우승 도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21분 전남 골키퍼 박준혁이 수비수 고태원이 머리로 쳐낸 공을 골라인 앞에서 잡았다가 놓쳤다. 골문 앞에 있던 대구 츠바시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릎으로 공을 밀어 넣으면서 승부를 3-3으로 만들었다. 앞선 1차전에서 대구가 1-0 승리를 거뒀던 만큼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대구의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
설상가상 전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퇴장까지 나왔다. 후반 31분 세징야와 골 경합을 벌이던 정호진이 거친 태클을 하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양 팀 모두 10명의 선수를 앞세워 막판 혈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전남 공격을 열었던 정재희가 후반 38분, 이번에는 직접 골을 만들면서 주인공이 됐다.
왼쪽에서 발로텔리가 공을 넘겨줬고, 중앙에서 공을 잡은 사무엘이 뒤에 있던 정재희에게 공을 찔러줬다. 그리고 정재희가 침착하게 상대 수비수를 피해 왼발로 슈팅을 날리면서 골대 왼쪽을 갈랐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전남이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후반 추가 시간 대구의 마지막 공격이 진행되던 상황. 세징야의 패스를 받으려던 에드가가 고태원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넘어졌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지만, 온 필드 리뷰 끝에 페널티킥이 취소되면서 전남이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서 K리그2 4위팀 전남이 역사적인 FA컵 우승을 장식했다.
1골 1도움의 활약을 펼친 정재희는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컵과 MVP까지 차지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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