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조·계단조 나눠 러닝 훈련
다양한 공간 활용, 집중력 ‘업’
KIA는 11일 챔피언스필드에서 1군 선수단의 마무리캠프를 시작했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캠프인 만큼 스프링캠프에 비교하면 긴장감은 덜하다.
밝은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캠프가 진행되고 있지만 ‘계단’ 앞에 서면 선수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라운드에서 야수들의 수비·작전·타격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투수들은 관중석으로 향한다.
두 조로 나눠 한 조는 콘코스와 외야 관중석을 뛴다.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평온하게 러닝 훈련을 하지만 다른 한 조의 분위기는 다르다.
‘악’하는 소리와 함께 선수들은 계단을 뛰어오른다.
경사가 가파른 5층 관중석이 훈련 무대가 되기도 하고, 1층 입장 게이트부터 3층 콘코스까지 연결된 계단을 한 번에 뛰어오르기도 한다.
배요한 트레이닝 코치는 “롱런조와 계단조로 나눠 러닝을 하고 있다”며 “계단조의 경우 1·3루 계단을 번갈아 5번씩 뛰어야 한다. 계단 코스도 바꿔가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닝 코치들도 뒤에서 함께 뛰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1층 계단에서 시작해 3층까지 올라오는 데 채 30초도 걸리지 않지만 빠르고, 강하게 한 번에 뛰어야 하는 만큼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은 있다.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 사용이 허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숨을 고른 뒤 다시 계단을 뛰어오르고 있다.
하체 강화를 통해 안정된 밸런스로 강한 공을 뿌리기 위해 투수들은 계단에 땀을 흘리고 있다.
‘계단 훈련’에는 또 다른 숨은 뜻도 있다.
선수들은 다양한 장소의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반복 훈련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나름 트레이닝 파트에서 훈련 코스를 고민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째 선수들의 발이 챔피언스필드에 묶였다.
KIA는 2018년까지는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국내에서 3년 연속 마무리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또 2020년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 캠프를 끝으로 광주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훈련 분위기를 바꾸고, 집중력도 높일 수 있는 해외 전지 훈련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커졌다.
이에 익숙한 곳에서의 반복 훈련에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훈련을 하면서 효과를 높이고 있다.
5층 관람석에서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며 캠프 분위기도 내고, 독한 훈련도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 KIA의 챔피언스필드 캠프의 새로운 풍경이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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