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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비운의 천재화가’ 박은용을 만나다

by 광주일보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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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곡미술관·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전시 2제]
동곡미술관, 19일부터 특별전…미공개작 등 30여점 전시

동곡미술관 박은용 전 모습.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드문 광주시 광산구에 문을 연 동곡미술관·박물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보문고를 운영하는 보문문화재단(이사장 정영헌)이 지상 3층 규모로 오픈한 동곡미술관·박물관은 선조들의 얼이 담긴 의미있는 유물과 다양한 현대미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후 ‘동곡, 빛이 내린다’, ‘업사이클 예술놀이’, ‘꼭두전’ 등 다양한 기획전을 열어온 미술관과 박물관이 1주년을 맞아 특별전과 학술대회를 마련했다.

“나는 먼 옛날부터 자연을 지키며 자연에 순응하며 이 땅을 지켜온 선량한 민초들을 사랑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소탈한 모습의 수묵 ‘자화상’과 함께 걸린 이 글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맞다. 그의 화폭엔 언제나 소박한 우리 이웃들이 모습이 담겼다. 평생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고,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에 따른 고독과 불안, 절망에 시달렸던 그였지만 죽을 때까지 붓을 놓치 않았고 가족, 이웃들의 모습을 꾸준히 그려나갔다.

동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석현 박은용:전원에 산다’(19일~2022년 2월13일까지)는 ‘비운의 천재화가’, ‘고독한 농부화가’로 불렸던 박은용(1944~2008)의 작품 세계를 만나는 전시다.

지난 2018년 서거 10주기를 맞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대규모 기획전에 이은 전시로 당시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모두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또 그가 쓰던 화구 등 유품과 아내 임정숙 여사, 박종석 화가, 조인호 평론가 등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도 준비, 석현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

‘평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석현 박은용 기념사업회와 준비했다. 사업회가 전국에서 수집한 개인 소장 작품과 함께 정영현 이사장 소장작이 여럿 나왔다. 오래전부터 석현의 작품과 삶에 매료된 정 이사장은 초기 수묵 작품을 비롯해 현재 50여점을 소장하고 있고, 지난해 개관 당시 언젠가는 석현 전시를 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별전은 전시 주제처럼 소박하고 아련한 농촌풍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 먹의 번짐과 붓터치, 흑백의 조화가 인상적인 1970년~1980년대 초기 작품과 화순 두강마을 정착 이후 전원생활의 여유와 즐거움을 그려낸 1990년대 작품이 전시됐다.

‘현대 풍속화가’라는 별칭처럼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풍경과 인물은 잊혀져 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인간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고 있다. 초가집과 낮은 담장이 어우러진 시골길, 개울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여름풍경, 논밭을 가는 분주한 농부의 모습, 새참을 머리에 이고 가는 엄마와 아이, 높이 달린 감을 따는 모습 등 화폭에선 따사로운 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들판에 지게를 내려놓고 앉아 담배를 태우는 인물이 그려진 ‘정담’(1983), 수레 위로 볏단을 올리는 농촌사람들을 대담한 필선으로 단순화하게 표현한 ‘추수’(2000) 등은 자연과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전원적 삶의 기쁨이 녹아 있다.

진도에서 태어난 박화백은 조대부중에 입학, 미술반에서 오지호 화백을 만나며 화가의 꿈을 꾸었고 조대부고를 거쳐 서라벌 예대 회화과에서 공부했다. 이후 먹을 중첩시켜 갈필의 흔적이 겹쳐지도록 세필을 운용하는 적묵법(積墨法)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고히 굳혔다.

가족의 죽음과 관련한 트라우마와 가난, 정신병원 입원 등 평생 힘든 삶을 이어왔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휴무,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 관람.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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