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의견 제시 놓고 이견
“왜 증거 의견을 표시하지 못합니까?”(판사), “진술 증거 외에 경찰 수사 보고 내용의 경우 사실과 달라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변호인), “그래서 저번 재판 이후 2주 기간 둔 것 아닙니까”(판사), “구속 수감중인 상태라 방어권 보장에 한계가 있습니다.”(변호인), “기소된 뒤 4주 지났습니다.”(판사).
11일 오전 광주지법 404호 형사법정. 형사 6단독 윤봉학 판사와 변호인들 간 언쟁이 벌어졌다. 언쟁은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광주경찰청 소속 A 경위 등의 재판에 쓸 증거에 대해 다음 재판에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변호인 입장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A 경위 변호인측은 “진술 증거 외에 경찰 수사 보고 내용 상당수가 공소 사실과 달라 인정 여부를 검토중”이라며 다음 재판에 ‘증거 인부’를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위법 수집 증거로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다른 다른 변호사들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는 식의 입장을 덧붙였다.
그러자 재판장은 “지난 재판에서 오늘 증거 의견 제시하기로 하지 않았느냐, 약속 이행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교도소에 들어가는 서류도 한 번에 500페이지 정도이고.….4주를 요구했는데 2주 뒤로 재판이 잡혔습니다”(변호인), “기소된 지 4주 지났습니다. 모든 구속 피고인들 그렇게 재판하지 않았습니까, (재판 지연으로) 구속기간 만료돼 (피고인이) 나오면 어떻게 합니까”(판사).
언쟁은 길어졌다. 검찰이 A 경위에 대한 혐의를 추가해 기소한 것까지 더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모 장례식장 수사와 관련된 혐의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아직 공소장도 못 받아봤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인 신문을 먼저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고 윤 판사는 “형사소송법상 증거 의견을 받지 않고 어떻게 증인 신문에 들어가느냐. 재판을 진행하면서 절차를 위반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윤 판사는 결국 “다음 기일에는 반드시 증거 의견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며 오는 12월 9일 재판을 열기로 했다. 지난 10월 12일 기소된 이래 같은 달 26일 첫 재판이 열리고 한 달 넘도록 사실상 공전하고 있는 셈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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