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센터 ‘멀티 플레이어’
전 배구선수 하종화의 딸로 주목
5경기 37득점 … 공격력 갈수록 향상
“광주 팬 기대 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
멋진 백어택도 보여드릴게요”
“우리만의 플레이를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잘 안되더라도 하나라도 더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에요.”
하혜진(25)에게 AI페퍼스는 ‘기회’다.
AI페퍼스에는 비록 타 구단에선 빛을 보지 못했지만, 새 무대를 기회 삼아 커리어를 꽃피우려는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하혜진이 대표적이다. 하혜진은 지난 2020-2021시즌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뛰다 올해 AI페퍼스로 적을 옮겼다.
하혜진은 전 배구선수 ‘코트의 신사’ 하종화의 딸로 일찍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실력과 잠재력이 있음에도 주전으로 뛸 기회조차 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선수기도 하다.
하혜진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하지만 7년 동안 하혜진은 줄곧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 용병과 전새얀, 박정아 등 실력 있는 선수들에 가려 주전으로 뛸 수 없었다. 2017년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여러 차례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역시 백업 역할이었다.
결국 하혜진은 2020-2021시즌이 종료된 뒤 FA가 되었다. 2020-2021시즌에서는 22경기에 출전해 17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33.33%였다.
AI페퍼스로 이적한 하혜진은 마침내 ‘주전’으로서 코트에 올라섰다.
하혜진은 라이트와 센터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다. 주 포지션은 라이트지만, AI페퍼스에는 외국인선수 엘리자벳에게 ‘주포’ 타이틀을 넘겨 주고 주로 센터로 출전하고 있다.
하혜진은 “포지션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오히려 나만의 역할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포지션 변화가 많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시즌 동안 체력을 많이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혜진은 최근 5경기에 출전해 37득점을 올려 이미 지난 시즌의 2배를 넘겼다. 공격 성공률도 42.11%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득점 능력은 날로 늘고 있다. 지난 달 29일 도로공사전에서는 엘리자벳이 웜업존으로 물러나자 주 포지션인 라이트를 맡아 6득점(공격 성공률 46.15%)을 뽑아냈다. 지난 5일에는 ‘강호’ 현대건설을 상대로 11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3.85%에 달했다.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이 센터·레프트 활용을 높일 계획임을 고려하면 하혜진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특기인 후위 공격(백어택)도 기대를 모은다. 후위 공격은 적절하게 구사하면 전위 공격만 할 때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운용할 수 있다. 다만 V리그 여자배구에서 후위 공격은 타점이 높은 외국인 용병들에게만 집중되곤 했다.
하혜진은 “그동안 센터로 출전해 백어택을 많이 못 보여드려서 아쉽다”며 “아직 기회는 많다. 실력을 더 갈고 닦아서 꼭 멋진 백어택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수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세트당 평균 블로킹 횟수도 0.58로 역대 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리시브 효율 55.56%, 세트당 평균 디그 횟수 1.26회 등 모든 기록이 일취월장했다. 하혜진은 센터로서 블로킹 능력을 강화해 더 다양한 플레이, 더 많은 기회를 잡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혜진은 “상대 분석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과 팀의 보완할 점을 되짚으며 경기하고 있다”며 “AI페퍼스에 대한 광주 시민과 배구 팬 여러분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AI페퍼스는 9일 오후 7시 수원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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