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학술경연대회 2년 연속 대상
지리정보 활용 옹관 크기와 집단 상관관계 연구
“영산강 위쪽으로 퍼진 마한 역사 심도있게 공부”
전남대 학생이 마한 학술경연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형후(28·지도교수 허진아)씨는 최근 전남도가 주최하고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주관한 ‘마한 학술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 올해 ‘영산강 중하류역 U자형 옹관 사용집단의 성격’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마한의 독특한 묘제인 옹관(甕棺)은 초창기 항아리 형태에서 점차 U자형으로 바뀌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옹관은 후기형으로 갈수록 나주·무안·영암 등 영산강 중·하류 지역에서 많이 출토됐다”며 “이 주변에서 출토된 U자형 옹관을 근거 삼아 마한 시대 토기 사용 집단들의 특성을 밝히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영산강을 이용해 토기를 운반한다면, 각 집단마다 운반할 수 있는 토기 규모가 달랐을 거라 추정했어요. 출토된 옹관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뜻이죠.”
박씨는 이 상관관계를 설명하고자 옹관 규모를 도식화했다. 옹관 입구의 지름과 높이 등을 측정해 규모별로 대형·중형·소형으로 나눴다. 대형급 옹관에서 철제 무기류가 자주 출토됐다는 사실도 박씨의 연구에 힘을 보탰다.
박씨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프로그램을 통해 마한 시대 사람들이 옹관을 운반한 최적의 경로를 분석하기도 했다. GIS는 각종 지리 정보를 컴퓨터 데이터로 전산화한 정보 시스템이다. 박씨에 따르면 GIS가 고고학에 도입된 지는 십수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연구에 자주 활용되진 않았다고 한다. 고고학보다는 지리학적인 특성이 큰데다 현대 지형만으로 고고학적 특성을 분석하려면 복잡한 보정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학부 때부터 지리학 수업과 GIS 시스템 등을 공부해 와서 고고학에 적용하기 쉬웠다”며 “이렇듯 새로운 연구 방법을 적용해 대회에서 2년 연속 좋은 결과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광주·전남지역 고대사의 뿌리인 마한만의 독특한 문화 양상에 매료돼 연구에 뛰어들었다. 특히 분구묘(墳丘墓) 등 매장 방식에 관심이 큰 만큼, 분구묘가 많이 발견된 5~6세기 당시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연구를 계속하고자 한다.
“아직 공부할 게 많아요. 영산강 유역 마한 역사를 심도 있게 공부하고, 나아가 영산강 위쪽으로 퍼져 있던 마한 세력에 대해서도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꾸준히 정진해서 마한 고고학에 새로운 획을 긋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한편 같은 대회에서 송원근(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3년)씨는 ‘사회연결망분석(SNA)을 활용한 마한 옥 연구’를 주제로 발표해 은상을 수상했다. 유영석(〃 2년)씨도 ‘영산강 마한과 백제 중앙의 매장의례 비교 연구’로 은상을 받았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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