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한 동반 퇴진에 ‘자리’ 노리는 이들의 움직임 빨라져
신임 감독은 ‘내부 승진·외부 인사’, ‘인물·실력’ 의견 분분
스토브리그 시작과 함께 KIA 타이거즈가 가장 뜨거운 팀이 됐다. 감독과 단장 자리가 동시에 비면서 장외 포스트 시즌이 전개되고 있다.
KIA는 지난 1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타이거즈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이름 올린 ‘빅리그 스타’ 맷 윌리엄스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고, 사의를 표명한 이화원 대표와 조계현 단장의 뜻도 수용했다.
야구단을 대표하는 3인방이 동시에 교체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야구인들의 관심은 ‘차기 감독’, ‘차기 단장’에 쏠리고 있다.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동반 사퇴에 자의 반 타의 반 ‘자리’를 노리는 이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감독이 물러날 때마다 비슷한 풍경이 연출되곤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예전에는 ‘그룹 자리’로 인식됐던 단장 자리도 선수 출신들에게 개방되면서 야구인들의 노려볼 수 있는 두 자리가 동시에 나온 셈이다.
확실한 가이드 라인은 없는 만큼 구단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과 소문이 쏟아지고 있다.
신임 감독에 대해서는 ‘이제는 내부 승진이 나올 때가 됐다’와 ‘외부 인사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뉜다. 외부 인사 옵션을 놓고도 시선은 ‘스타성을 갖춘 인물로 팬심 끌기’와 ‘이름보다는 검증된 실력으로 결과 내기’로 다르다.
KIA 입장에서도 딜레마다.
KIA는 앞서 선동열, 윌리엄스 감독이라는 ‘슈퍼스타’를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끝은 좋지 못했다.
선수로서 화려했던 결과를 냈던 ‘스타 감독’ 모두 쑥스러운 성적표를 작성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팀은 도로 ‘리빌딩’을 목표로 삼아야 했다. 무엇보다 ‘재미 없는 야구’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름값을 배제하고 가기도 부담스럽다. 다른 자리에서 검증된 인물이 많지 않고, 1군 감독이라는 무게감도 있기 때문이다.
단장 자리를 놓고도 그룹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KIA는 2017년 우승을 이룬 뒤 전략적으로 팀을 이끈 허영택 단장을 구단 첫 전임대표로 승진시켰다. 그리고 고심 끝에 김기태 감독을 보좌해 우승을 함께했던 조계현 수석코치를 단장으로 선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수석코치로서 보여준 ‘소통’ 능력을 높게 사면서 특급 승진을 단행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실무 경험이 전무했던 조 단장은 현장·프런트 모두 아우르지 못했고, 내부 소통 부재와 미숙한 일 처리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휘말렸다. 또 선수 출신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돼 선수 영입·코칭 등에 과도한 관여를 하면서 우려를 사기도 했다.
실패를 경험한 KIA는 전임 대표이사를 원래대로 겸임으로 돌린 것처럼 단장 자리도 그룹 인사로 선회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선수 출신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실무 경험과 능력을 갖춘 ‘야구인’으로 후보를 좁혀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국 선택은 그룹의 몫이다. 3인방 교체로 개혁을 예고한 기아가 어떤 방향으로 빈 자리를 채울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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