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0곳 분만 ‘0건’…산부인과 기피현상으로 이어져 대책 마련 시급
광주·전남지역에서 신생아 분만을 하지 않는 ‘무늬만 산부인과의원’이 매년 50여 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 수가 광주와 전남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형 의원(비례대표)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료 과목이 ‘산부인과’로 표시된 의원 중, 분만수가가 청구되지 않은 기관은 전국적으로 매년 1000개소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의 경우 지난 6월 기준 37개소의 산부인과가 신생아 분만이 없었으며 2016년 36개소, 2017년·2018년 37개소, 2019년·2020년 35개소 등이다. 전남지역은 분만을 중단한 산부인과 의원이 같은 기준 18개소이었으며 2016년·2017년 20개소, 2018년 18개소, 2019년 19개소, 지난해 18개소이다. 최근 5년 새 광주·전남에서 매년 50개소 이상이 분만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분만기관도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지난 2016년 13개소에서 2017년 12개소, 2018년·2019년 9개소, 지난해 10개소, 올해 6월 기준 9개소이다. 전남은 2016년 12개소, 2017년 13개소, 2018년 16개소, 2019년 14개소, 지난해 13개소, 올해 6월 기준 12개소로 줄었다.
광주는 8대 대도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세종·울산을 제외하곤 분만 기관이 가장 적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인구 규모인 대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남도 인구가 적은 제주를 제외하면 도 단위에서 분만 기관 수가 가장 적었다.
전국적으로는 분만을 중단한 산부인과 의원이 지난해 1097개소로 2016년 1061개소 대비 36개소(3.4%)가 줄었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분만 기관 감소는 자연히 산부인과 기피현상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산부인과 전공의 확보율은 88.7%로 평균 92.4% 대비 3.7%p 낮았으며, 중도포기율도 3.52%로 기초과목을 제외하고는 소아청소년과(3.64%) 다음으로 높았다.
출산율은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출산 환경 조성 차원에서 분만 산부인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이나 있더라도 분만을 하지 않는 곳에는 산부인과 신설이나 공공의료원 확충 등을 통한 보완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현영 의원은 “저출산 현상과 함께 열악한 산부인과 근무조건으로 인해 의료인과 분만 의료기관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산부인과 인프라 붕괴는 응급상황 대처를 어렵게 하는 만큼 임신·출산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정책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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