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부상으로 기대에 크게 못미친 전반기
후반 첫 경기서 6이닝 1실점 호투 활약 기대
멩덴이 ‘천덕꾸러기’에서 에이스로 거듭날까?
KIA 타이거즈의 2021시즌은 ‘산 넘어 산’이다.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져주던 양현종이 빅리그 도전을 위해 떠나면서 KIA는 새로운 선발진 구상에 나섰다.
외부 영입 없이 ‘진흙 속 진주 찾기’가 진행됐고, 양현종의 이탈로 기회를 얻은 고졸 신인 이의리가 눈부신 성장세로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막내가 마운드 빈 틈을 채워줬지만 올 시즌 10개 구단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브룩스·멩덴의 역할이 부족했다.
초반 예리함이 떨어졌던 두 사람은 팔꿈치 통증으로 나란히 재활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외국인 투수 없는 선발진이 가동되면서 KIA는 악몽의 6월을 보냈다. 대체 선발진으로 겨우 살림을 꾸린 6월 한달 KIA는 6승 17패, 0.216이라는 최악의 승률을 기록했다.
7월 1일 브룩스가 마운드에 복귀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브룩스를 중심으로 위기의 마운드를 지탱해준 임기영의 꾸준한 활약이 이어졌고, 타선도 힘을 내면서 KIA는 7월 6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반기가 일찍 마무리된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기세를 보였던 만큼 후반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특히 브룩스가 후반기 반전을 이끌 선수로 꼽혔고, 후반기 첫 경기 등판을 준비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브룩스가 대마초 성분이 함유된 담배를 반입한 게 세관에 적발되면서 ‘퇴단 조치’됐다.
휴식기 동안 준비했던 마운드 계획이 틀어지면서 KIA는 또 다른 산을 만났다.
우려만큼 후반기 첫 주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
하루 앞당겨 출격한 임기영이 5이닝 1실점으로 후반기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김현수(5.2이닝 무실점), 멩덴(6이닝 1실점), 이의리(6이닝 1실점)도 모두 역할을 해주면서 KIA는 8연승까지 이었다.
하지만 변수 많은 마운드다.
그동안 임기영이 많은 책임을 지느라 어깨가 무겁다. 두 외국인 선수가 없는 동안 에이스 역할을 했고, 임시주장까지 맡아 부담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4일 휴식 뒤 다시 등판한 15일 경기에서는 1.2이닝 7실점이라는 올 시즌 최악의 성적도 기록했다.
이의리도 올림픽에서까지 실력을 발휘하며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 어린 선수다. 투구수·이닝 등에 신경 쓰면서 ‘특별 관리’해야 하는 한국야구의 미래다.
4·5선발로 기회를 얻는 선수들은 기복이 많은 만큼 결국 멩덴이 해줘야 한다.
팔꿈치 부상이 길어지면서 멩덴은 올 시즌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반기가 일찍 중단되면서 복귀전도 늦어져, 지난 13일 SSG전을 통해서 87일 만에 마운드에 다시 섰다.
멩덴은 이날 6회까지 87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의 효율적인 피칭을 했고, 최형우·류지혁·김선빈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월 5일 롯데전 이후 기록된 멩덴의 시즌 3승.
멩덴은 SSG에 이어 ‘천적’ 두산을 상대하게 된다. 두산과는 첫 대결, 잠실 등판도 처음이다.
올 시즌 두산은 공·수에서 전력 누수가 발생하면서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두산이 예년 전력은 아니라고 해도 KIA는 올 시즌에도 3승 4패로 열세를 기록했다.
후반기를 승리로 연 멩덴이 두산을 상대로 연승을 잇고 만회의 후반기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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