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경고에 입장 바꿔 출석
항소심 선고 피고인 없이 가능
마지막 광주행 될 수도
오월단체, 엄벌 촉구 침묵시위
전두환 출석 대비하는 법원
전두환(90)씨가 9일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참석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항소심의 경우 피고인 없이 선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날 재판이 전씨의 마지막 광주 방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부(부장판사 김재근)는 9일 오후 2시 지법 201호 법정에서 전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공판기일을 연다.
전씨측은 성명·연령·주거·직업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도 참석하지 않고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 진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다 최근에야 입장을 바꿨다.
전씨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재판을 앞둔 8일 광주일보와의 통화에서 “항소심에서 출석의무가 없음에도 재판부가 증거신청과 증인심문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해 부득이하게 출석할 수 밖에 없다”면서 “(피고인) 건강이 좋지 않지만 무릅쓰고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5일 열린 재판에서 “재판 불출석으로 인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측 증거 제출·주장 등의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받아들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씨측이 “입증을 충분히 하고 싶다면 피고인의 출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재판부 입장을 받아들여 법정에 출석키로 하면서 이날 재판에서는 향후 증인 신청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선고까지 애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월 단체(기념재단,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기념행사위원회)도 최근 회의를 열고 전씨 재판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항소심의 경우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형소법 365조 2항)고 규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날 재판이 전씨의 마지막 광주행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씨측은 이날 재판 이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전씨 없이 항소심 선고까지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오월 단체들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재판 일정에 맞춰 오후 1시 전씨의 사과를 촉구하고 법의 심판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쪽으로 대응키로 했다. 또 재판 시작 전부터 마스크를 쓴 채 법원 주변에서 전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침묵 집회도 연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씨가 광주 법정에 출석하는 마지막으로 날로 보고 광주 지역민들의 의지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집회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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