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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자동차가 내뿜는 열기에…열 받는 충장로 행인들

by 광주일보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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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더운데 차량통행금지구역 무법 통행에 시민들 짜증
보행자에게 되레 경적 울리고 밤이 되면 불법 주정차 ‘버젓이’
경찰·구청, 상인 눈치보느라 단속 외면…‘걷고 싶은 충장로’ 무색

 

충장로 일대가 밤이면 주차장으로 변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밤 옛 무등극장앞 충장로에 줄지어 주차된 차량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차량 통행 금지구역을 보란 듯 경적까지 울리며 지나가는데도 경찰이 손놓고 있으니 다들 지나가잖아요. 가뜩이나 더운데 차량이 지나가면서 뿜어대는 열기 때문에 더 덥네요.”

5일 오후 2시께 광주시 동구 충장로 3가 프리스비 광주점 앞. 무더운 도심 충장로를 빠르게 걷던 시민들이 뒤따르는 차량의 경적 소리에 도로 한 쪽으로 밀려나 멈췄다.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지나가는 차량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불쾌감이 치솟았다.

충장로 1가 입구 스타벅스 충장일가점 옆길부터 옛 광주충장로우체국~ACC 디자인호텔 사거리~충장로치안센터는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충장치안센터 횡단보도를 건너서 충장로 5가까지 이르는 구간도 마찬가지다. 단, 인근 상점들을 위해 2t 미만 상품 운반 차량만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운행하다 적발되면 도로교통법(49조)에 따라 승용차 9만원, 승합차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경찰의 범칙금 부과 사례는 전무하다. 그토록 많은 차량 운전자들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면서 법을 위반해 자신들 편의만 내세우며 돌아다니는데도 경찰은 손을 놓고 나 몰라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차량통행 금지구역을 버젓이 지나가는 차량 옆에서 온도를 측정해보니 기온은 34.2도를 가르켰다.폭염경보 수준을 웃도는 체감온도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달궈질 대로 달궈진 쇳덩이와 엔진에서 열기를 뿜어대는 차량들 탓에 체감온도는 순간 더 높아졌다.

이날 충장로를 찾은 배석균(29)씨는 “무더운 날 혼자 편하려고 차를 가지고 진입해 시민들을 밀어내고, 차에서 나오는 열기까지 뿌리고 다니니 정말 꼴불견이 따로 없다”며 “심지어 경적을 울리는 차량들도 많다. 주변에 주차장도 많은데 왜 차를 가지고 진입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5일 오후 2시께 차량 통행 금지 구간인 충장로 3가 ACC디자인호텔 사거리를 한 차량이 지나고 있다. 온도를 재보니 33.6도에 달했다.

광주시 동구가 ‘걷고 싶은 거리’ 라는 명칭을 붙였다는 게 무색할 형편이다.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충장로 일대를 가로지르는 차량들이 부지기수고 밤이면 버젓이 불법 주·정차 까지 해놓는데도 단속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동구청이 상인들 민원을 이유로 ‘걷고 싶은 충장로’ 만들기를 포기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밤에는 충장로 일대가 주차장을 방불케하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8시께 충장로 안길 반이비인후과 앞 40m 도로는 주정차 금지구역이지만 차량 8대가 버젓이 주차돼 시민 보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상가 대부분이 비슷한 시각, 문을 닫는다는 점을 노리고 주차비를 아끼려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경찰과 동구가 사실상 법 위반자들을 방치하고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정책을 포기하면서 대놓고 충장로 1가 입구로 진입한 뒤 도심을 관통, 4가 쪽으로 나가는 얌체 운전자도 목격할 수 있다. 동구가 선거를 앞두고 상인들 민원과 표심을 의식,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불법주·정차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충장로 3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상인들 눈치를 보느라 동구청과 경찰이 차량 통행과 불법주차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상권 자체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철 도심 차량 통행과 불법 주·정차 등이 도심을 찾는 시민들 기분만 더 나쁘게 하니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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