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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코로나 취업난에 사기까지…취준생들 두 번 운다

by 광주일보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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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 악용 돈 챙기는 범죄 기승…광주·전남 상반기 16건 적발
가짜 합격통보 후 연수비 요구·취업 빌미 신종 대출사기도 활개

 

취업박람회 모습. <광주일보 DB>

“방학인데 코로나19로 대외활동을 하기도 힘들고, 최근 취업사기까지 많다고 하니 답답하고 불안 하네요.”

코로나19 장기화에 좁아진 채용문 등으로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청년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사기 범죄도 판을 치면서 취준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청년 구직자 노린 범죄=20~30대 취준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취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광주·전남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2~6월) 특별단속 기간, 광주·전남에서 16건(광주 4건, 전남 12건)의 취업 사기 범죄가 적발됐다.

 

광주에서는 취업에 도움을 준다는 말에 속아서 4명의 취업 준비생들과 가족들이 뜯긴 돈만 2억 5500만원에 이른다.

A씨는 “대기업 부사장과 잘 아는 사이이다. 현금을 주면 그 댓가로 00자동차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부모로부터 1억 2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가 붙잡혔다.

전남에서도 10명의 청년들이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수천만원을 건네, 결국 사기 피해자가 됐다.

B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 5개월 동안 여수에서 자신이 아산에 있는 건설현장 소장이라며 관리직에 취직시켜준다는 명목으로 10~15차례에 걸쳐 섭외비 등으로 39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대부분은 자식의 취업을 걱정하는 부모들을 속여 알선비 명목으로 현금을 받아 가로 챘다.

C씨는 또 한전 취업 청탁과 함께 현금 3000만원과 굴비 상자 등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D씨는 남편과 오빠를 사립대 직원으로 채용시켜주겠다며 E씨에게 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취준생을 상대로 한 신종 대출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취업 알선을 빌미로 비대면 대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취업사이트에 공고를 내고 지원자에게 합격했다고 통보한 뒤 취업 절차로 비대면 연수를 받도록 하고 연수비를 내도록 하는가 하면, 신분증 사진 및 신용도 조회, 업무용 휴대폰 개통 및 보안 앱 설치 등을 요구해 대출까지 받아 돈을 가로채는 사기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업무에 필요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회사로 반납을 요청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지 않으면 대출이 시행되더라도 인지하기 어렵다”면서 “회사 자체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가짜일 수 있다. 사업자등록번호, 소재지, 채용담당자 연락처 등을 꼼꼼하게 조회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경찰청도 하반기 3개월(8월~10월)동안 취업 사기 등 사기범죄 특별단속에 나선다.

◇코로나 취업난에 울고=2년여 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장기화로 채용 시장에도 찬바람 계속 이어지자 광주·전남 청년들은 취업난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채용문은 좁아지고 코로나19 여파로 스펙 쌓기도 여의치 않아 ‘졸업을 미뤄야 할 정도’라는 우려까지 터져 나온다.

최근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취준생 13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준생 92%가 ‘금턴’(구하기 힘든 인턴)이라는 신조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취준생들은 ‘인턴 공고가 있어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59.8%)’, ‘인턴 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서(57.0%)’, ‘취업 시장의 어려운 현실을 잘 반영해준 말 같아서(22.9%)’,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21.7%)’ 등이라고 답했다.

전남대 영어교육과 졸업예정자인 양모(27)씨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대외활동이 부족해, 취업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없어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올해 코스모스 졸업(하계졸업)을 하려던 대학생 김모(여·25)씨도 “취업 스펙이 부족한 것 같아 다음해 2월로 졸업을 미뤘다. 봉사활동도 할 만 한 게 없고, 실기수업이나 현장 실습 횟수가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에 미취업 청년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취준생은 85만9000명에 달했다.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광주·전남 올해 2분기 기준 청년 중 학생 포함 비경제활동인구도 31만 6000명(광주 17만명, 전남 14만6000명)에 달한다.

지역내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취준생들은 정규 채용보다 상시 채용 등으로 바뀌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상시 채용은 기업 상황에 따라 아예 신규 인력을 뽑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이들 생각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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