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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봄부터 학폭 알렸는데…경찰은 전학만 권했다

by 광주일보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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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10대 2명 투신’ 학폭 연루 여부 부실 수사 논란
가족들 5월께 수사 의뢰 때 경미한 언어 폭력 판단한 듯
“여중생이 남긴 메모, 유서 아니다” 단순 변사 처리 시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진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남·녀 중학생 가운데 여중생의 유족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고 전에 여중생이 자필로 쓴 7장 짜리 편지 형식의 메모와 관련, 이를 유서로 볼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경찰내부에서도 엇갈리면서 초동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중생 유족은 이에 앞서 지난 5월께 경찰에 학교폭력 수사를 요청하러 갔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경미한 사안이라며 전학을 권유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이 초기에 여중생의 메모를 유서가 아닌 편지로 판단했지만, 유족측은 담임교사에게 남긴 메모에 학교 폭력이 언급된 점을 감안하면 메모는 유서가 확실하며, 학교 폭력에 대한 수사도 벌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2일 진도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50분께 진도군 진도읍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학교 다니는 A(15)군과 B(15)양이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다. A군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양의 유족측은 B양이 올해 초부터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인 최근까지 같은 중학교에 재학중인 동급생 6명에게 욕설을 들으며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양은 지난 4월 2일 점심시간에 체육관에서 동급생 6명과 언쟁을 하면서 따돌림과 위협적인 표현을 들었다며 학교측에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이후 진도교육지원청 조사결과 언어폭력만 있었다고 보고 화해 조정을 시도했지만, 6명중 일부가 “한자리에 있기만 했는데 가해자로 몰렸다”면서 자신들도 B양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정식으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24일 학폭 심의위를 통해 가해 학생 6명과 B양에게 경미한 정도의 폭력이나 쌍방 폭력시 처분하는 1∼3호 조처에 해당하는 교내봉사·특별교육이수·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다.

문제는 경찰의 미흡한 수사였다. 사고 발생 전인 지난 5월께 B양의 아버지는 경찰에 학교폭력수사를 의뢰하러 찾아갔지만, 경찰측은 전학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와 교육청을 통해 전학 준비까지 했지만, 피해자인 B양이 왜 전학을 가냐는 친구들의 만류에 전학을 포기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B양과 B양의 아버지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약까지 복용했다고 한다. 유족 측은 경찰이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 폭력이라는 점에서 경미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사고 발생 이후 수사도 문제이다. 첫 수사를 맡은 진도경찰 형사과는 사고 당일 유족들을 만나고, 다음날인 지난 1일 B양의 집을 방문해 B양이 남긴 7장의 메모를 발견했다. 하지만 형사과는 7장의 메모를 유서로 보지않고 미발송된 편지로만 판단했다. 학교선생님·가족·친구들에게 전달할 편지였다는 것이다.

결국 B양이 남긴 메모를 유서로 볼 수 없어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형사과는 단순 변사사건으로 종결처리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2일 B양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족측의 주장이 계속되자 진도경찰 여성청소년과가 학교폭력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여성청소년과 담당자는 B양이 남긴 메모의 사본을 형사과에서 전달받았고, 이를 편지형식의 유서로 봤다. 다만 경찰이 확보한 7장의 메모에는 학교폭력을 호소하거나, 누구를 원망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부분에서도 유족측의 주장은 달랐다. B양이 남긴 편지형식의 유서중 담임선생님께 남긴 편지에는 ‘선생님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학교폭력 때문에 더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진도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족이나 진도교육청의 고소장이 아직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발인이 끝나는 2일 이후 유족을 불러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면서 “학교폭력 여부에 대한 탐문과 함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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