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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단독] 괴롭힘 동영상·유서 남기고…‘학폭 고통’ 고교생의 죽음

by 광주일보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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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둘째 날 극단 선택…“쉬는 시간 샌드백치듯 폭행” 증언도
유족, 수사 의뢰…광산경찰 7일 같은 학년 학생들 전수조사 하기로
학교측 “작년 실태조사 때 피해호소 없어”…지속적 폭력 파악 못해

광주지역 고교생이 또래 학생들의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에 대한 집단 학교 폭력이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 7일 같은 학년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4일 광주광산경찰에 따르면 광주지역 일반고에 다니는 A(17)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광산구 어등산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교 2학년생인 A군은 이날 이틀째 치러지는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오전에 집을 나섰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이 남긴 파일 형식의 유서와 동영상에는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던 A군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A군은 유서에 ‘학교폭력으로 힘들지만 너희들 도움으로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고, 친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적어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다른 동영상은 A군의 학교폭력 피해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경찰은 인터넷 등에서 떠도는 괴롭힘 동영상과 유사한 형태로, 같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놀이를 빙자한 괴롭힘에 시달리는 모습이 담겼다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A군의 학교폭력 피해 내용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도 전해지면서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A군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인 지난 28일에도 교실에서 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말고사 첫날, 일부 과목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끼리 채점을 하고 있는데 교실로 찾아온 학생들에게 얼굴을 맞는 등 폭력을 당했다는 학생들 증언이 나온 상태다.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등교일이 많지 않은데도, 등교하는 날이면 쉬는시간에 A군에게 찾아와 폭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샌드백치듯 때렸다’는 말도 나왔다. 

가해 학생들로 지목되는 아이들의 경우 같은 중학교 출신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A군에 대한 폭력이 오랜 기간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A군 부모는 즉각 경찰에 자녀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며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학교측 관계자와 관련 학생들에 대한 소환을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A군 증언 및 학생 증언 등을 감안하면 학교측과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 등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졌던 학교폭력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담임교사와 해당 학년 수업 교사들이 A군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A군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몰랐고, 지난해 진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학교폭력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학생들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조사해야 하지만 일부 보호자가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까 우려해 참고인 조사에 대해 걱정하고 있어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광주지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9만 9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A군이 다니던 고교의 경우 응답학생 576명 중 단 한 명도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하지 않아 조사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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