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마중물’전, 1~8일 갤러리 생각상자
작품 크기 관계없이 균일가…32명 작가 작품 72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작가와 그림을 소장하고 싶은 이들의 ‘인연’을 만들어 드리면 어떨까.”
주홍 갤러리 생각상자(광주시 동구 남문로 628) 관장이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줄곧 했던 생각이다. 작가들에게는 창작할 수 있는 힘을 주고, 한번도 그림을 구입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작품 소장하는 즐거움’을 전해주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를 지인들과 나누며 전시를 기획했다.
이 때 생각난 게 ‘마중물’이었다. 막혀버린 펌프에서 다시 물이 나오게 해주는 게 바로 몇 바가지의 ‘마중물’임을 떠올리며 작가와 구매자가 서로 마중물이 되는 그런 소품전을 준비했다.
‘갤러리 생각상자 2021 마중물’전이 1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전시에는 고근호·류현자·박유자·조문헌·주홍·장용림·권예솔·김다인·배다인·하도훈·하승완·전하은·김하슬·김유나 작가 등 청년부터 중견 작가까지 모두 38명의 작가가 참여해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7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품은 크기와 관계없이 모두 30만원 균일가로 책정했다. 작품 주제와 스타일도 될 수 있으면 미술관이나 갤러리 보다는 ‘우리 집’에 걸어두기 좋은 작품으로 요청했다. 아무래도 처음 작품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는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합쳐졌다. 사실, 작가들에게 30만원 균일가나 작품 주제를 요청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들도 새로운 콜렉터들과의 만남에 마음을 열었고, 주최측도 예비 콜렉터들을 적극 확보하는 등 발로 뛰었다.
무엇보다 한번도 그림을 사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사 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마음에 드는 ‘원화’를 직접 구입해 소장하는 기쁨을 알게 되면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고, 좋아하는 작가를 응원하게 된다.
전시에는 마음 따뜻한 이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갤러리 생각상자를 운영하는 조상권 종이와 사람들 대표가 전시공간과 액자비 전체를 지원했고 서동환 아트광주 가이드 대표는 도록 디자인을 재능기부했다.
갤러리 생각상자는 전시 결과에 따라 ‘마중물 전’을 연례 행사로 진행할 계획이며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할 수 있는 작가도 발굴하는 등 예술가들을 위한 기획을 계속할 생각이다.
주 홍 관장은 “참여작가들이 적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좋은 그림들을 많이 내주셨다”며 “이번 전시가 작가들의 지속가능한 작업을 응원하고, 많은 이들이 그림을 사보는 경험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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