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미술문화재단, 나주 출신 문장호 화백 7주기 기획초대전
18~26일 서울 한벽원미술관…미 발표작 ‘백두산천지’ 등 전시
나주 출신 희재(希哉) 문장호 화백(1938~2014)은 시서화(詩書畵)에 모두 능한 예인이었다. 4살 때부터 조부 율산 문창규 선생 밑에서 한학을 배운 그는 허행면 화백에게 사군자와 산수의 기초를 익힌 후 의재 허백련의 문하로 들어가 가르침을 받으며 작품 세계을 일궈갔다.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자신만의 필법으로 고유한 예술세계를 만들어간 문장호 화백의 7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 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재)월전미술문화재단 기획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18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한벽원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월전미술문화재단은 한국화의 거장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 화백이 설립한 기관으로 한국화의 맥을 이어온 문화백의 전시가 장 화백의 예술혼이 살아있는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사의적(寫意的) 사생(寫生)의 세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작품부터 2000년대 작품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백두산 풍광을 시와 함께 표현한 ‘백두산 천지’와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현애유폭(縣涯流瀑)’ 등 처음 공개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초창기 형상 너머의 본질의 포착에 주력했던 문 화백은 80년대 들어서면서 남도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긴 실경(實景)을 서예적 선과 특유의 리듬감이 가미된 자신만의 기법으로 그려나가며 작품에 현장감을 부여했다.
1990년 한국선면예술가협회를 조직하기도했던 문 화백은 생전에 부채 그림을 많이 그렸다. 고풍스러운 멋이 묻어나는 예술성과 쓰임새가 어우러진 부채 그림에 담긴 한폭의 산수화는 깊은 울림을 준다.
문 화백은 금호문화상과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10년 넘게 조선대와 전남대 특임강사를 역임, 후학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선생의 제자들로 이뤄진 수묵회 회장으로 회원들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한 홍성국 작가는 “전시를 위해 작품을 고르고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승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됐다”며 “실경의 대가셨던 스승의 작품이 요즘 한국화의 흐름에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전통에 단단한 뿌리를 두고 온건한 현대화를 추구했던 희재의 작품 세계는 우리에게 전통이란 무엇이고, 현대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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