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쓴 20~30대 “걸려도 피해 없다” 도심 곳곳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 무색 … 가족에 옮기는 ‘전파자’ 될수도
광주 도심 유흥가를 중심으로 ‘유흥업소 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평일·휴일을 가리지 않고 구시청 사거리와 동명동, 상무지구 등 도심 유흥가 밀집지역으로 젊은이들이 몰려 들고 있어서다.
한쪽에선 개학까지 연기하고, 교회예배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마스크 조차 제대로 쓰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가 한데 어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등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밀폐된 공간은 코로나19 집단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와 구청들은 “민간 영업 영역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18일 밤 11시께 찾은 광주 대표 유흥가인 동구 금동 구시청 사거리 일대와 동명동 일대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술을 마시며 춤도 출수 있는 일부 유흥 업소는 손님이 꽉 들어차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마스크도 쓰지 않고 구시청 사거리 한 술집에 있던 대학생 박기승(가명·23)씨는 ‘코로나19감염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20~30대는 잘 걸리지 않고, 걸려도 대부분 증상도 없이 지나간다고 하더라”면서 “술집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없다. 마스크를 쓰고 술을 마실 수는 없지 않느냐”며 퉁명스럽게 답변했다. 박씨는 되레 “지금 상무지구와 광산구 등에 있는 클럽과 성인나이트클럽 등에 가면 20대부터 30~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뒤섞여 춤을 춘다”며 “거기에 비하면 이곳은 그나마 안전한 편”이라고 했다.
박씨의 말처럼 광주 도심 곳곳에 퍼져 있는 나이트클럽 등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문을 닫지 않고 성업중이라는 게 구청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서구청 등은 이들 업소에 방역용품을 지원하고, 자체 방역 등을 독려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차단하기엔 역부족이다.
방역전문가들은 젊은층이 코로나19를 전파하는 숙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당국의 이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통제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확진자 중 20대가 가장 많다는 점도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감염 우려를 높이고 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8565명으로, 연령별로는 20대가 2358명(27.53%)으로 가장 많다.
방역 전문가들은 “감염병은 모든 국민이 예방 활동에 참여해야만 차단 효과가 있다”면서 “일부 젊은층의 무분별한 행동은 개학 연기 등 각종 조치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도 이날 “20~40대 역시 코로나19에 걸리는 비율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낮지 않으며, 그 윗 세대와 같은 수준”이라며 “이 연령대가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확률까지는 매우 낮더라도 폐나 다른 장기에 영구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데비 벅스 미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관련)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일부 젊은 층이 매우 위중한 상태에 처하고 집중치료실에서도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보고가 있다”며 “젊은이들은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 부모 등에게 많은 나쁜 것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학조사 전문가로 코로나19민간전문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최진수 전남대학교 의대 명예교수는 “감염병 유행이 장기화하면 시민의 피로감이 극대화돼 감염력이 약한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 등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모든 국민이 방역 지침을 따라야만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인내와 양보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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