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문화원, 하성흡 ‘5월 작품’ 문구 삭제 논란

‘윤상원’전 앞두고 홈피 게재…시민연대 ‘검열·훼손’ 비판

하성흡 작가 작품 원본<왼쪽>과 특정 문구가 삭제된 작품.

 

41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기간에 5월 정신을 ‘검열·훼손하는’ 행위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 일환으로 아시아문화원 문화창조원에서 개최 예정인 ‘역사의 피뢰침, 윤상원, 하성흡의 수묵으로 그린 열사의 일대기’ 전시를 앞두고 아시아문화원 담당 직원이 하성흡 작가 작품의 특정 문구를 지운 채로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당초 전시는 오는 28일부터 6월 13까지 개최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아시아문화원 담당 직원이 하 작가 작품에 표기된 특정 문구를 삭제한 뒤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 작품은 5월 항쟁 기간 당시 트럭에 탄 시민들이 유인물을 뿌리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으로, 트럭 전면에 ‘전두환을 찢’이라는 글귀가 부착돼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옛 전남도청이 위치한 전당에서 벌어진 일이라곤 상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연대는 26일 ‘아시아문화원의 하성흡 작가 작품 검열 및 훼손에 대한 긴급 논평’을 발표하고 “작품 훼손은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반문화적인 행태이자 사전 검열 행위”라며 “이번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작가에 대한 사과뿐만 아니라 5·18관계자, 지역예술인, 광주시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문화원측은 담당 직원이 지난 24일 오후 실수로 특정 문구를 삭제해 홈페이지에 게재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후 광산구 이의제기로 25일 오전 시정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산구와 윤상원기념사업회에 사과와 아울러 담당직원의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며 “하 작가도 사과를 수용하고 예정대로 전시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예술인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오월 정신 구현을 위해 노고중인 지역 민주사회에 누를 끼친 점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오월 정신 확산과 지역 상생에 소홀함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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