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1년새 15%~19% 올라…카드비 등 부대 이용료도 슬그머니 인상
그린피 내리라고 대중제 전환 세금 깎아줬더니 ‘골프장들 배만 불린 꼴’
해남 한 골프장 주말 요금 29만5000원으로 30%나 올려 원성 사기도
출처:pixabay
광주·전남 골프장들이 코로나19로 골프장으로 몰리는 수요를 노리고 그린피 등을 천정부지로 올려 골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골프여행이 사실상 막힌데다, 소규모 야외스포츠로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인식으로 골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골프장들이 고객 서비스 방안을 그대로 두고 수익 극대화에만 불을 켜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년(2020년 5월∼2021년 5월)간 호남권 골프장 입장료는 주중 19.3%, 주말에는 1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의 A골프장의 경우 1년 전만 하더라도 18만~23만 원 수준인 요금이 주말 1인당 요금이 29만 5000원으로 30% 가량 올랐다는 게 지역 골퍼들 얘기다. 카트비 등을 제외한 순수 그린피만 평일 22만원, 주말 25만원 수준으로 광주·전남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
그린피의 경우 통상 1년에 한 번, 봄 시즌에 오르는게 일반적이지만 지난해에는 겨울에도 수시로 올렸다는 게 레저산업연구소 관계자 설명이다.
그린피 뿐 아니라 카트비용 등 부대 이용료도 슬그머니 인상했다. 무안의 B 골프장은 지난해 4만원이던 카트비를 연말에 8만원으로 올렸다. 다른 골프장도 도우미(캐디) 이용 요금을 1만원 가량 올렸다.
이러다보니 지난해 전국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31.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용료가 올랐다고 서비스가 나아진 건 아니다. 당장,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샤워장 이용을 금지하는가 하면, 일부 골프장에서는 골프장 내부 식당 이용만 강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방역수칙 강화로 실외체육시설업의 경우 ‘야외에서 음식물 설취금지’ 등을 들어 ‘지정 장소에서만 음식물 섭취 가능(레스토랑·그늘집 등)’이라는 조건을 붙여 실내 식당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을 이용하는 경우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그린피보다 더 높은 요금을 내야 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골프장들은 정부의 골프 대중화 조치로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가격 통제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골프장 입맛에 맞게 요금을 책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주·전남지역 41개(광주1개·전남 40개) 골프장 중 공사중인 2곳을 뺀 39곳 중 82%인 32곳이 대중제로 운영하면서 회원제보다 높은 이용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세제 혜택을 받고 그린피 등 요금은 회원제보다 높게 책정하면서 서비스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골퍼들만 봉’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주는 임대료를 인하하고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하는 상황하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대중제이면서도 유사회원권을 발행하는 등 편법 운영하는 골프장도 생겨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세금혜택을 받으면서 가격 통제를 받지 않아 대부분의 골프장이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고 있어 규제가 시급하다”면서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금혜택을 축소하던지, 아니면 입장료를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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