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이스피싱 피해 속출에 형량 2배로 상향

유·무죄 판단 1심과 다르지 않았지만 항소심 형량 올려
‘수거책’이라도 피해액 변제하지 않는다면 실형 선고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속출하면서 법원 판단도 엄격해지고 있다. 혐의가 추가된 것도 없고 유무죄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지만 항소심에서 형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수거책’이라도 자신으로 인한 피해액을 변제하지 않는다면 실형을 선고하는 분위기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부(부장판사 김재근)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1년)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혐의가 새롭게 추가된 것도 없고 유·무죄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형량을 2배 이상 올렸다.

 

A씨는 지난해 7월 31일, H캐피탈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며 피해자에게 3415만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것을 비롯해 8월 14일까지 8차례에 걸쳐 금융회사 직원인 듯 속여 피해자들에게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엄벌 분위기에도, ‘수거책’으로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고 A씨 가족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들어 징역 1년을 선고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달책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불가결한 역할로 가볍지 않고 어떠한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1심 형(刑)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용민 판사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 지난해 11월 12일 광주시 서구 도로변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며 117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수십여차례에 걸쳐 4억9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B(26)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전달책으로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편취 금액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회적 해악이 커 단순 가담자라도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지법 형사 3부(부장판사 김태호)도 수십여차례에 걸쳐 3억8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B(21)씨와 C(20)씨의 항소를 기각, 원심대로 각각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B씨의 경우 1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반영해 집행유예형으로 선처했을 뿐 피해 회복을 하지 않은 C씨는 실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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