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근로자 몰리며 고용복지센터 실업급여 창구 ‘북적’
광주 지역 2월 3641명 신청…전년동기보다 53% 급증
고용시장 꽁꽁 얼어붙어…장기화 땐 ‘실업대란’ 우려
“하루 아침에 문자메시지 한통으로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신규 채용도 어려운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광주시 동구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1층 실업급여(수급자격)신청 창구 앞은 지난 13일 오후 2시 실업 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한 뒤 거주지별로 1번(남구, 서구 쌍촌동, 구례), 2번(북구Ⅰ 용봉동, 운암동 오치동 등), 3번(서구Ⅰ), 4번(동구, 나주, 담양, 장성), 5번(북구Ⅱ, 곡성)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렸다.
광주복지고용센터 앞에서 만난 김모(여·50)씨는 이달 초 3년 간 일한 식당에서 해고됐다.
김씨는 “경기도 좋지 않은데 코로나19까지 겹쳐 함께 일하던 다른 종업원 2명과 그만두게됐다”며 “사장이 며칠만 쉬라더니 문자메시지로 ‘미안하다’며 해고했다”고 했다.
이날 만난 실직자들 대부분이 경기 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며 고용센터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관광업계 종사자를 비롯해 건설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종사자 등 전 분야를 망라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하루 벌어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경기 침체에 일자리를 잃은 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광주청 내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3641명으로 이들에게 지급한 실업급여는 244억 8130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업급여 신청자가 2372명(지급액 198억 1542만원)에 견줘 53.4%(1269명)나 급증했다. 실업급여액도 23.5%(46억 6588만 3000원) 증가했다.
이달도 비슷하다. 당장,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접수된 실업급여 신청자만 2308명(지급액 94억 418만 9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1407명·59억 1059만 4000원)에 비해 64.0%(901명)나 폭등했다. 이들에게 지급한 실업급여도 59.1%(34억 9359만 5000원)나 뛰었다.
지역 내 음식점·여행사 등에서 일하다 해고된 실직자들이 많았다.
이날 만난 전모(여·32)씨도 최근 3년 넘게 다닌 여행사에서 해고를 당했다며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았다.
전씨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때도 무급휴가를 가면서 악착같이 버텼다”며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언제 다시 복직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있던 종업원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새로운 직원을 구할 리 없다는 생각에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도 예전만 못하다.
올 들어 2월 말까지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8888명으로 지난해 9452명에서 5.9%(594명) 감소했다.
일자리를 찾아 나선 광주지역 구직 등록자도 2만 6479명으로 지난해 2만 9948명 보다 13.1%(3469명) 줄어들었다는 게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측 설명이다.
경제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소규모 영세 자영업을 중심으로 실업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통계를 내봐야 알 수 있지만 코로나 영향과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 만료 등의 이유로 수급신청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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