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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담긴 세상

[이덕일의 ‘역사의 창’] 조선구마사와 독도

by 광주일보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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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용 도서검정조사심의회가 발표한 ‘2020년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만 봐도 그렇다. 6종의 지리 교과서와 12종의 공공 교과서가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표현하면서 “일본의 고유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일본군 집단성폭행 피해자(위안부)에 대한 기술은 대폭 축소되거나 삭제되었다.

최근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충녕(세종)과 태종이 나오는데 월병·지단·만두 등 중국식 음식을 등장시켜 중국인지 조선인지 헷갈리게 하다가 시청자들의 항의로 2회 만에 막을 내렸다. 한데 ‘조선구마사’의 작가가 소속된 ‘자핑 픽처스 코리아’라는 회사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한국대표처와 같은 주소에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과 전 세계에 중국공산당의 가치관을 전파하는 선전 기관이다. 이 두 사례는 현재 한국사를 둘러싼 지형이 일본과 청이 서로 집어삼키려고 노리던 구한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현 광복회 학술원장인 김병기 박사는 ‘이병도, 신석호는 해방 후 어떻게 한국 사학계를 장악했는가’라는 저서를 저술했다.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공모했던 ‘일제강점기 민족지도자들의 역사관과 국가건설론 연구’라는 과제의 일환이었다. 조선총독부 직속의 조선사편수회에서 자국사를 난도질했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이병도와 신석호가 어떻게 해방 후에도 한국 사학계를 장악할 수 있었는지 논리와 함께 그 제자들의 사승(師承)관계를 비판한 저서다.

김병기 박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학무국장(현 교육부장관)과 참의부 참의장을 역임했던 김승학 선생의 증손자다. 김승학 선생은 60년대 초반까지 생존하면서 심산 김창숙 선생, 오산 이강 선생과 함께 ‘생존 3거두’로 불렸다. 선생부터 손자까지 3대가 모두 독립운동에 나섰던 항일 가문이다. 그러나 김병기 박사의 이 책은 제출되자마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으로부터 ‘F’ 등급을 맞았다. 감히 한국의 모든 대학 사학과와 역사 관련 국책기관에서 영원한 스승님으로 모시는 분들을 비판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필자가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 논리를 비판한 ‘조선사편수회 식민사관 비판Ⅰ-한사군은 요동에 있었다’도 ‘F’ 등급을 맞았다. 중국은 한사군이 북한 강역에 있었다면서 북한을 중국 강역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동북공정의 핵심 논리를 비판하고 한사군은 고대 요동에 있었다고 논증한 저서다. 한중연은 중국 동북공정의 주장처럼 한사군은 북한 강역에 있었는데, 왜 고대 요동에 있었다고 주장하느냐면서 ‘F’를 주었다.

임찬경 박사가 쓴 ‘독립운동가가 바라본 한국 고대사-독립운동사학의 고대사 인식’과 서양사를 연구한 임종권 박사가 쓴 ‘한국 실증주의 사학과 식민사관’도 모두 ‘F’ 등급을 맞았다. 한결같이 일제 식민사학과 중국 동북공정을 비판한 책에 대해서만 ‘F’ 등급을 매긴 것이다. 필자들은 심사자들과 공개 학술 토론을 요구했는데 한중연은 거부했다.

그러는 사이 정권이 바뀌어 이른바 ‘촛불 정권’이 들어섰다. 촛불 정권이라기에 큰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한술 더 떠서 교육부까지 가세하더니, 왜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 역사관을 비판했느냐면서, 이미 지원한 연구비 중 일부를 반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때 친일파가 재집권해서 독립운동가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던 흑역사를 촛불 정권 아래의 ‘교육부와 한중연’이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분야는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다양화하면서 친일 구조가 약화되었지만 이 분야만은 아직도 1945년 8월 14일 총독부 세상인 줄 아는 사람들이 기세등등해서 칼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 내의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시진핑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호언한 것이다. 이 망언에 대해 한중연,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은 끝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나라가 점점 구한말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믿을 곳은 한일 무역전쟁에 80% 가까이 참여했던 국민들, ‘조선구마사’를 2회 만에 문 닫게 했던 우리 국민들밖에 없다.

<신한대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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