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점령한 ‘철없는 과일들’

농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시사철 과일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집콕’ 추세로 가정에서의 과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품종 개량으로 재배된 다양한 과일을 상시 내놓고 있으며, 관련 이색 판촉전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광주·전남 9곳을 포함한 전국 롯데마트는 미국산 오렌지 3대 브랜드 상품을 10일까지 개당 990원에 판매했다.

롯데마트 측은 미국산 오렌지 수입 물량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당도 높은 상품을 소비자에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내놓은 오렌지 브랜드는 ‘퓨어스펙’, ‘썬키스트’, ‘엠팍’ 등이다. 롯데마트는 앞으로 ‘카라카라 오렌지’와 ‘만다린 오렌지’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다른 품종의 오렌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올해 첫 수확한 성주 참외를 이달부터 선보였다. 성주 참외는 국내 참외 생산량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봄에 수확한 참외는 생육기간이 길어 당도와 영양이 풍부하고 육질이 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게임회사 컴투스와 손잡고 협업(컬래버레이션) 상품인 ‘버디크러시×대추방울토마토’(1㎏)를 출시하기도 했다.

11일부터 판매하는 이 상품은 컴투스의 골프 게임인 ‘버디크러시’의 캐릭터가 그려진 상자 안에 방울토마토가 담겼다. 박스 안에는 5000원 상당의 버디크러시 캐릭터 이모티콘 임의 제공권도 들어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프로야구 게임과 감귤을 묶어 출시한 ‘프로야귤’이 일주일 만에 7만 박스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자 두 번째 협업상품을 내놨다.

롯데마트 신한솔 과일 담당 상품기획자(MD)는 “대형마트 과일의 밋밋한 포장 방식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번 협업을 기획했다”며 “롯데마트의 일평균 방문객 수가 38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게임회사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롯데마트에 이어 11일부터 미국산 오렌지 상품 가짓수를 기존 1종에서 5종으로 늘려 판매한다.

이마트는 기존 네이블오렌지에 켄아저씨 오렌지, 헤일로(Halo) 만다린, 카라카라 오렌지, 퓨어스펙 오렌지를 추가했다.

이마트 측은 “3월부터 감귤 대신 오렌지 수요가 몰리는 점을 감안했다”며 “3월은 오렌지 1년 매출의 30% 이상이 집중되는 달”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켄아저씨, 퓨어스펙, 카라카라 오렌지가 5~8입 1봉에 각 5980원이다. 헤일로 만다린은 1.5㎏에 9900원, 네이블 오렌지는 7~11입 1봉에 6980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품종 다양화를 꾀했다.

딸기는 킹스베리, 아리향, 메리퀸 등 ‘프리미엄 품종’ 위주 7종을 선보였다. 토마토는 허니 토마토, 애플 토마토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12종으로 확대했다.

고추의 경우 하바네로, 할라피뇨, 매운 아삭이 고추, 컬러 매운 고추 등 이색 품종 10여 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매출은 딸기 26.9%, 토마토 32.8%, 고추 15.5% 등으로 1년 전보다 증가했다.

과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마트는 ‘스토리텔링형’ 매장도 마련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과일에 대한 특징이나 ‘껍질 쉽게 까는 방법’, ‘더 맛있게 먹는 방법’ 등 유용한 정보를 담은 고지물을 사진과 함께 매장에 배치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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