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농가 학교급식 매출 급감
농신보 대출 연체율 2배 껑충
AI 확산·일손 부족도 걱정
광주·전남 농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과 집중호우·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 일손 부족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담보력이 부족한 지역 농어업인들의 대출 연체율은 2배로 뛰며 팍팍한 사정을 반영했다.
9일 농협중앙회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광주·전남센터에 따르면 이 기구로부터 보증대출 지원을 받은 지역 농어업인들의 지난해 연체금액은 238억2900만원(499건)으로, 1년 전(113억4400만원)보다 2.1배(110.1%) 뛰었다.
보증잔액에 대비한 연체율은 0.59%로, 역시 전년(0.29%)의 2배 수준을 나타냈다.
농신보 5개센터는 지난해 1조9747억원, 4만5457건에 달하는 신규보증을 지원했고, 보증잔액은 4조원을 넘겼다. 한 해 동안의 순신규보증은 7020억원(1만3079건)이었다.
농신보는 농협중앙회가 위탁 관리하며, 내세울 담보가 없는 농림수산업자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1972년 설립됐다.
전국 28개 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5개 센터가 광주·전남에서 운영되고 있다. 광주와 화순·장성·담양·곡성·영광 등 6개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센터와 나주센터(나주·영암·함평), 순천센터(순천·여수·광양·구례·고흥·보성), 전남센터(목포·신안·무안·진도), 해남센터(해남·강진·완도·장흥) 등이 있다.
농신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뿐만 아니라 전남 곳곳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농민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농번기가 찾아오면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농가의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담보력이 부족한 농어업인들의 대출 연체율이 크게 뛴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과 연계된다.
지역 농민들이 농협 전남지역본부를 통해 전국 어린이집·유치원, 초·중·고교 1500곳에 납품한 급식 식재료 매출은 지난해 306억원으로, 지난 2019년 392억원보다 21.9%(-86억원)이나 떨어졌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곡류 농가였다. 전남 농가의 학교급식 곡류 매출은 지난 2019년 93억원에서 이듬해 56억원으로 39.8%(-37억원) 떨어졌다. 과일 매출은 30.6%(36억→25억) 감소했고, 축산 29.6%(54억→38억), 기타 가공식품 17.3%(110억→91억), 채소 12.5%(88억→77억)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개학이 늦어지고 일부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학교급식 납품을 위해 계약재배를 한 농가는 한 순간에 판로를 잃게 됐다.
농협 전남본부는 전남친환경농산물 쇼핑몰(앱) ‘친꾸’를 마련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정기구매를 하는 등 15억4600만원 상당 친환경 농산물을 팔아봤지만 매출 타격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에 농어업인을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 대상과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은 농·어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과연 어떤 기준을 적용, 얼마 만큼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할 것인지 주목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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