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사각 교도소 요지경 ‘감빵생활’

판결문으로 본 수용자 관리 실태
재소자 간 성폭력 사건 빈발
서열 정해 몸종처럼 부리고
얼차려 등 폭력도 다반사
폐쇄적 공간 섬세한 관리 필요

 

재소자 간 성폭력 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같은 수용자들끼리 서열을 정해 시중을 들도록 강요하고 얼차려까지 주는 행태가 교도소 내에서 여전히 빚어지고 있다. 법원 판결문 속 교도소는 폭력·성폭력에 쉽게 노출된 공간일 뿐 아니라 교도관들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재소자 행위가 제한되는 폐쇄적 공간이라는 점이 엿보인다.

◇성폭력 빈발하는 교도소=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정지선)는 지난 17일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새벽 해남교도소에서 잠을 자던 옆자리 재소자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른 동료 재소자를 강제추행한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불과 이틀 만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사건은 목포교도소에서도 발생했었다. 광주고법 형사 1부는 지난해 2월, 준유사강간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B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동료 재소자들을 강제추행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이 과정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들어간 약을 처방받아 몰래 보관하다가 재소자에게 먹이는가 하면, 재판 도중에도 범행을 저질렀다.

◇서열 정해 몸종처럼 부리는 교도소=광주교도소에서는 같은 방 수용자들을 몸종으로 지정해 시중을 들도록 강요하는가 하면, 얼차려까지 주는 등 폭력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3일 광주지법 형사 3단독 재판부에서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3명의 피고인들은 광주교도소에서 동료재소자들을 괴롭힌 혐의를 받았다.

20~30대인 이들은 지난해 3월 중순부터 광주교도소에서 미결수로 수감중 스스로 수용실 내 서열 1~3위로 정한 뒤 같은 방에 있던 40대 중후반 남성 3명을 몸종으로 지정해 ‘옷걸이에 옷 걸고 내리기’, ‘수건 가져다주기’, ‘이불 정리하기’, ‘식기 설거지하기’ 등을 대신하게 했다.

이들은 또 ‘정리정돈을 못한다’ ‘종교적 견해가 다르다’ 며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어깨부터 발목까지 일직선이 되거 하거나 누워서 머리와 팔, 다리를 비스듬히 들게 하는 얼차려까지 줬다.

순천교도소의 경우 교도소측이 안구 건조, 충혈 등으로 개조해 사용했던 수면용 안대를 무단으로 폐기했다가 재소자의 손해배상 청구에 패소한 바 있다. 광주지법 민사 1부는 C씨가 지난 2015년 6월, 순천교도소에서 안구 건조, 충혈 등의 증상을 호소해 허가를 받아 개조한 수면용 안대를 임의대로 폐기했다며 낸 소송에서 C씨 측 손을 들어줬다. 안대는 형집행법(92조)에 따른 ‘금지물품’이 아니고 교도관 허가를 받아 개조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으로, 폐기하더라도 처분할 기회를 부여했어야 했다는 게 재판부 입장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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