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4 이닝 수비…타격 최하위
반전 위해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
체력 바탕 타격 기술 업그레이드
‘꼴찌’ 박찬호가 2021시즌 다 바꾼다.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에게 지난 시즌은 길고 길었다. 늦어진 개막 시즌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오르면서 1164.1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전체 4위의 수비 이닝이었다.
주전을 꿰차고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531타석에서 107개의 안타를 만들어내면서 타율 0.223. 볼넷은 36개 그쳤지만 87차례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격 꼴찌 타이틀을 차지한 박찬호는 “그게 내 실력이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방망이가 중요하다. 지금 이대로 가면 평생 백업, 대수비 요원에 그칠 것이다”고 냉정한 자평을 했다.
반전을 위해 박찬호는 식단부터 바꾸면서 ‘변화의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박찬호는 “비시즌을 보내면서 선수 생활 중 가장 많은 웨이트를 했다. 많이 탄탄해졌다, 강해졌다는 것을 느낀다”며 “발전을 위해 모든 부분을 바꾸고 있다. 식·생활 습관 모두 다 바꾸고 있다.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식사시간도 규칙적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이제야 관리를 시작한다는 게 아쉽지만 아직 할 날이 많다. 긍정적으로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체력’이 있다. 체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력을 만들기 위한 박찬호의 노력이다.
박찬호는 “힘은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 몸 관리는 선수 생활에서 평생 숙제인 것 같다. 지난 시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다”며 “수비는 예전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많은 이닝을 뛰면서 매 순간 모든 공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집중력을 높여가는 게 중요하다. 몸이 힘들면 확실히 집중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기술·체력적으로 준비가 안됐던 것 같다. 지난 시즌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을 배웠다.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이제는 체력을 핑계 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타격 강화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고민하는 그는 ‘중심’과 ‘회전력’에 변화를 주며 ‘탈꼴찌’를 선언했다.
이번 캠프에서 윌리엄스 감독의 조언 대로 타격 중심을 뒤로 옮기는 연습을 할 예정이다.
박찬호는 “중심 이동은 시간이 오래 걸릴 부분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보태는 일이어서 완전히 싹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회전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강해진 체력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타격에 임할 생각이다.
박찬호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몸 회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스윙 궤도는 2019년이나 지난해나 변화가 없는데 회전력을 신경 쓰다 보니 스윙이 크다는 소리가 나왔다”며 “강한 타구를 만들고 싶어서였는데 공은 내 마음대로 오지 않는다. 회전력을 의식적으로 신경 쓰다 보니 내가 주체를 못 했던 부분이 있다. 자동으로 회전은 되니까 자연스럽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마음도 바꿔서 새 시즌을 맞이할 계획이다. 박찬호는 “올해 잘하는 건 기본으로 깔아놓고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면 일단 잘 해야한다(웃음)”며 “잘하는 박해민, 김상수 형을 보면 항상 웃으면서 즐겁게 한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고, 즐거워 보인다. 나도 방향성을 그렇게 가져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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