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협상 종료 공식 발표…양현종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 존중
스프링캠프 플랜B 가동…투수 경쟁 통한 전력 끌어올리기
‘할 만큼 한’ KIA 타이거즈가 양현종을 뺀 새로운 마운드 구성에 속도를 낸다.
디데이였던 지난 30일 KIA는 양현종과의 FA협상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현종 측의 요청으로 10일을 더 기다려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KIA는 이날 “양현종이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양현종과의 FA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KIA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다.
앞서 KIA는 양현종을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우대하며 해외 진출을 위해 아낌없는 배려를 해왔다.
201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해줬고, 2016시즌이 끝난 뒤 FA 신분으로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히자 역시 양현종의 뜻을 존중하며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양현종은 쓴 경험을 했다.
포스팅 결과 해외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KIA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 나오자 팀 대표 선수의 ‘자존심’을 이야기하며 포스팅을 만류했다. 대신 KIA는 2015시즌 활약 이상으로 특급 연봉을 안겨줬다. 2016시즌 양현종은 7억 5000만원을 받으면서 ‘예비 FA’ 윤석민의 3억 80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비FA 최고 연봉 기록을 장식했다.
FA신분으로 첫 도전을 했을 때도 양현종은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국내 리턴을 선택했다.
KIA는 양현종의 예상치 못했던 리턴으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못 박았던 만큼 확실한 전력 보강을 위해 ‘100억’을 투자해 최형우를 영입했고,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타자 나지완과도 FA 계약을 체결한 상황.
해외 진출 의사가 확고했던 양현종을 빼고 2017시즌 구상을 짜두었던 KIA는 이미 총알을 소진한 만큼 단년계약으로 묘수를 찾았다.
KIA는 리그에서 손꼽는 연봉과 옵션으로 어쩔 수 없던 단년계약에 대한 보상을 해줬다.
무엇보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강조했던 만큼 다음 FA 자격을 얻기 전에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예상과 달리 해외 진출 대신 KBO리그에 집중했던 양현종은 4년이 지나 다시 FA자격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에는 해외 시장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KIA가 먼저 양현종 측이 마지노선으로 정한 1월 20일에 앞서 FA계약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1월 19일 구체적인 이야기도 오갔지만 약속된 20일 양현종 측은 ‘10일 더’를 이야기했다.
이에 맞춰 KIA도 양현종의 자리를 비워둔 채 새 시즌을 기다렸지만, 10일이 지난 뒤에도 ‘해외 진출’ 뜻을 밝히면서 결국 협상 테이블을 정리했다.
애초 시한을 정할 때 조건으로 걸었던 것과 달리 확실한 결과는 없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도 40인 로스터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양현종은 ‘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도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부분에서 팬들의 응원 목소리도 있지만, 처음 언급했던 부분과 다르게 팀 운영에 혼선을 준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많다.
아쉬운 결과지만 충분한 배려를 한 KIA는 “해외 진출에 대한 양현종 선수의 꿈과 의지를 존중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1일 캠프 시작을 앞두고 뒤늦게 양현종 거취가 정리되면서 KIA는 플랜B를 가동해 마운드 다지기에 돌입하게 됐다.
일단 지난 시즌 ‘에이스’로 맹활약한 브룩스를 지켰고, 빅리그 경험을 갖춘 멩덴으로 외국인 원투펀치는 굳건하다. 문제는 토종선발진의 견고함이다.
KIA 입장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젊은 투수들의 ‘경쟁’을 통한 팀 전력 상승이 절실하다.
기회의 시간을 얻은 투수들에게 눈길이 쏠릴 스프링캠프가 될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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