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구속되고 피해자와 합의 안돼
판·검사 등에게 청탁, 무면허 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남편의 구속을 막고 피해자와 합의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30대 남성 등에게 속은 여성은 1억원 가까운 돈을 건넸지만 남편은 구속됐을 뿐 아니라 사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2부(부장판사 노재호)는 변호사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899만여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하순 B씨 등과 공모, 남편이 무면허 뺑소니 사고로 수사를 받고 있는 C씨에게 접근해 “검사 2명에게 청탁해 남편이 구속되지 않도록 해주겠다”며 3차례에 걸쳐 1700여만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또 C씨측이 교통사고 피해자와 직접 접촉해 합의를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들어 피해자와 합의금 명목으로도 수차례에 걸쳐 73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A씨 등은 면허 없이 뺑소니 사고를 낸 남편이 구속될까 불안해하고 구속된 이후에는 중형을 선고받을 것을 우려하는 C씨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속여 10여차례에 걸쳐 1억원 가까운 돈을 뜯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말과 달리, C씨 남편은 구속됐고 실제 교통사고 피해자와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넘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또 C씨에게 위조한 합의서·탄원서를 보냈는데 C씨가 이를 믿고 피해자측에 감사를 표시했다가 피해자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 등에게 속아 1억원 가까운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피해 회복을 해줄 수 있었고 항소심 양형에도 반영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고심에서 양형을 다툴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측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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