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만보’ 총괄 통일의병 광주전라본부 이신 정책위원장]
광주YMCA 등 4개 단체, 하루 1만보씩 걷고 인증글 앱 공유 운동
참가자들 매달 1회 화순 너릿재 등 걸으며 건강 챙기고 통일 공부
새해에도 매일 1만보씩, 통일과 가까워지는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3년 전 광주에서 시작된 ‘통일만보’는 ‘걸으면서 통일한다’를 슬로건으로 건 독특한 통일 운동이다.
광주YMCA, 광주흥사단, 전남대민주동우회, 통일의병 4개 단체가 함께 진행 중인 운동으로, 하루 1만보씩 걷고 인증글을 앱 등에 공유하기만 하면 누구나 통일 운동을 할 수 있다.
통일만보 운동을 총괄하고 있는 이는 이신(55·통일사회연구소장) 통일의병 광주전라본부 정책위원장. 30년 동안 통일 운동을 해 온 그는 통일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운동으로 녹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통일에 대한 염원이 대중적으로 퍼진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며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는 ‘걷기’와 연계해 일상에 통일을 스며들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통일은 정치인, 외교 관계자, 시민단체 등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었지요. 우리들의 역할은 일상 속에서 끝없이 통일을 생각하고, 성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통일 생각’과 ‘자기 성찰’, 두 가지가 통일만보의 목표입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걷는다. 이 때는 10분에 걸쳐 간단한 통일 공부를 하고, 통일 노래를 부르며 화순 너릿재, 무등산 동적골, 남구 푸른길 등을 걷는다.
풍암저수지에서 ‘첫 걸음’을 떼었을 땐 함께 하는 이가 9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3년여 사이에 참가자가 120여명까지 늘어났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광주YMCA 등을 통해 고등학생, 대학생도 ‘함께 걷고싶다’고 전해오는 등 참가자들의 범위가 차츰 넓어지고 있다.
“멀리 캄보디아에서 통일만보에 함께 해 주시는 분도 있어요. 해외 출장 중이지만, SNS 글을 보고 뜻을 같이하고 싶다고 전해와 감동받았습니다. 장차 해외 교포와 외국인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였지요.”
‘통일만보’ 전용 앱도 만들었다. 참가자 중에서 후원을 받아 지난 2020년 1월 개발한 앱으로, 만보계·건강관리 기능부터 대화방, 걸음 수 랭킹, 행사 알림 등 여러 기능을 담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얼어붙었지만, 통일만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는 ‘걷기 운동’이라 가능한 일이었죠. 포기하지 않고 한 발짝씩 꾸준히 걸어 온 게 자랑스럽습니다.”
2021년 새해에도 이 위원장의 꿈은 계속된다. 휴전선을 걸어서 넘어도 되는 날이 오는 것, 개마고원, 개성 송악산, 비무장지대(DMZ)까지 마음껏 걸을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주 5개구 등 지자체와 연계, 각 구민들과 함께하는 통일만보 행사를 여는 등 활동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숲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통일도 생각하는 통일만보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동포들과 함께 걷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 함께 걸으시겠습니까?”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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